로베르토 라모스, LG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外人타자 [MK人]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로베르토 라모스(26)라는 이름은 LG트윈스 구단 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 LG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길을 라모스가 걷고 있기 때문이다.

라모스는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포함)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 2개가 모두 장타였고, 득점과 연결됐다. 이날 LG는 13-5로 대승을 거두며, 5연승을 달렸다. 라모스의 활약이 팀 승리에 결정적인 지분을 차지했다.

이날 1회 첫 타석과,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에 그친 라모스이지만, 4회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5-4로 앞선 무사 2, 3루 상황에서 SK투수 김세현의 3구째 145km 속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8-4를 만드는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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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홈런은 좀 더 다른, 그리고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라모스의 올 시즌 30번째 홈런인데, LG 구단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기록이기 때문이다. 앞선 기록은 21년 전인 1999년 이병규(현 타격코치)가 기록했다. 2000년 찰스 스미스가 35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이병규 코치의 기록이 최다 기록인 건, 스미스가 온전히 LG에서 뛰면서 때린 홈런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시 스미스는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시즌을 시작해, 중간에 LG로 팀을 옮겼다. 삼성 소속일 때 20개, LG 유니폼을 입고는 15개의 홈런을 때렸다.

LG는 전신인 MBC청룡 시절부터 홈런이나 거포와 거리가 먼 팀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광활한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기 때문에 장타자들이 손해를 본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함께 잠실을 홈으로 쓰는 옆집 두산을 보면 맞는 말도 아니다.

두산은 1995년 김상호가 25개의 홈런으로 잠실 홈구장 팀 최초의 홈런왕에 등극했다. 1998년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가 42개를 때리며 처음으로 잠실 40홈런 시대를 열었다. 2018년 김재환(32)이 44개 홈런을 때린 게 잠실 홈팀 소속 타자의 최다 홈런 기록이다. 김재환은 당시 홈런왕과 함께 정규시즌 MVP도 차지했다.

반면 LG는 홈런에 있어서는 초라하다. 홈런왕을 배출한 적도 없고, 40홈런은커녕 30홈런을 때린 이도 손에 꼽을만하다. 프로원년인 1982년부터 이병규 코치 한 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외국인 타자도 별로 없었다. 2009년 로베르토 페타지니,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가 각각 26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홈런 레이스를 주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제 라모스가 LG 구단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LG가 38경기를 남겨두고 있고, 8월 같은 페이스(10개)라면 충분히 40홈런 이상 까지 노려볼만하다. 라모스가 케케묵은 LG의 홈런 갈증을 풀어주고 있는 셈이다. 홈런 부문 순위도, 30홈런을 치면서 1위인 kt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와 2개 차로 좁혔다가, 이날 로하스도 수원 롯데전에서 투런포를 때리며 33개를 기록, 다시 차이를 벌렸다.

라모스가 다시 페이스를 끌어 올리면서 홈런레이스도 뜨거워졌다. 물론 라모스는 경기 후 “홈런 경쟁은 항상 즐겁게 생각 중이다. 홈런 경쟁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목표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분명한 사실은 라모스가 LG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홈런타자라는 점만으로도 '효자'라는 것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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