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의 문제?" 김원중 패스트볼에 담긴 미스터리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롯데 마무리 김원중은 2019시즌 후반기부터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불펜으로 등판한 11경기서 평균 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의 활약으로 지난해 정식 마무리 투수를 꿰찰 수 있었다.

보직 변화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5승4패25세이브, 평균 자책점 3.94를 기록하며 나름 제 몫을 해냈다.
김원중의 패스트볼은 양날의 검이다.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사진=MK스포츠 DB
김원중의 패스트볼은 양날의 검이다.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사진=MK스포츠 DB
하지만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전반기는 1.86이 빼어난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지만 후반기서는 5.93으로 무너졌다. 믿고 맡기기 어려운 수준까지 내려 앉았다.

김원중이 마무리를 꿰찰 수 있었던 것은 패스트볼의 위력 때문이었다.

김원중은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가 2400rpm을 넘었다. 최고 회전수는 2600rpm을 돌파하기도 했다.

리그 평균이 2250rpm 정도니까 그의 회전력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데이터는 김원중을 마무리로 낙점하는데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실제 김원중은 2019시즌 불펜으로 돌아선 뒤 패스트볼의 위력이 배가됐다.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이 선발로는 3할대였지만 불펜으로서는 2할대 중반까지 끌어내렸다.

이 패스트볼의 위력은 2020시즌 전반기까지 이어졌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6.7km까지 나왔다. 150km가 넘는 공도 종종 보여줬다. 압도적인 패스트볼과 스플리터의 컴비네이션을 통해 타자를 압도해 나갔다.

하지만 후반기들어 패스트볼의 위력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패스트볼이 맞아나가며 어려운 승부를 자초했다. 장기가 무너지다보니 타자와 상대하는 것이 힘겨워질 수 밖에 없었다.

2020시즌 후반기, 김원중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다시 3할대를 훌쩍 넘기게 됐다. 피 출루율도 0.370으로 높아졌다. 제구가 흔들렸음을 뜻한다.

특히 패스트볼의 피장타율이 0.588이나 됐다. 패스트볼 승부를 들어가다 큰 것 한 방을 허용하는 비율이 높았음을 뜻한다.

전체 피장타율이 0.416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김원중의 패스트볼이 얼마나 많은 장타를 헝요했는지를 알 수 있다.

마무리 투수에게 큰 것 한 방은 볼넷 이상으로 위험하다. 단박에 득점권 위기를 맞을 수도 있고 한 방에 경기가 끝날 수도 있다. 역전패가 많은 롯데는 올 시즌 역전패 횟수를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김원중의 각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원중에게 패스트볼은 양날의 검과 같다. 높은 회전력을 앞세워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일명 '라이징 패스트볼'이 가능한 회전수를 갖고 있는 투수다.

하지만 그 회전력이 떨어지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형성되고 이 몰린 공은 곧 장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후반기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며 패스트볼이 흔들렸다는 예측은 해볼 수 있다.

그러나 공을 잡는 그립의 힘이 떨어졌다면 또 다른 장기인 스플리터도 흔들려야 한다. 스플리터야 말로 악력이 중요한 구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원중의 스플리터는 시즌 내내 피안타율 0.143을 유지했다. 악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단순히 김원중의 패스트볼 부진을 체력적인 문제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는 이유다.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면 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체력은 훈련으로 보강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원인이라면 보다 심층적인 분석과 처방이 필요하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올 시즌 김원중을 보다 과감하게 쓰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시즌 지나치게 김원중을 아끼다 놓친 경기들이 많았던 탓이다.

등판 횟수가 잦아지고 등판 간격은 짧아질 수 있다. 일단 체력적으로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김원중이 살려면 패스트볼이 살아야 한다. 패스트볼이 무너지면 김원중도 무너진다. 과연 이 양날의 검이 어느쪽을 찌르게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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