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주도하는 ‘수비 시프트’…한화, 2021시즌 돌풍 예고하나 [MK시선]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안준철 기자

“우리는 오늘 리빌딩의 시작점에 섰을 뿐이다.”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첫 승을 거뒀다. 비록 비공식 연습경기이긴 하지만, 한화는 확 달라졌다. 무엇보다 현란했던 내야 수비 시프트가 눈길을 끌었다.

한화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에서 6-0으로 승리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중 타팀과 갖는 첫 실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였다. 물론 연습경기는 승패보다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실전에서 쓸만한 전술을 실험하는 무대이다.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 경기가 열린다. 4회초 한화 수베로 감독이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수비 위치를 조정 하고 있다.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 경기가 열린다. 4회초 한화 수베로 감독이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수비 위치를 조정 하고 있다.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이날 한화의 승리가 더욱 돋보였던 점은 바로 내야 수비 시프트다. 경기 초반부터 3루수 노시환은 유격수 자리로 이동하고 유격수 하주석과 2루수 정은원이 1-2루간을 촘촘히 막아섰다. 좌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시프트는 자연스럽게 걸렸다. 3회 2사 만루 위기에서는 박병호의 2, 3루간 타구를 시프트로 유격수 땅볼로 만들기도 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김민우는 “평소대로라면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인데 아웃이 됐다”며 “기분이 좋았다. 안타가 될 타구들이 시프트에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날 시프트의 중심 중 하나가 정은원이었다. 유격수 하주석과 함께 자주 위치를 바꾸며 키움 타자들을 괴롭혔다. 정은원은 “오늘은 적극적으로 시프트를 해보자는 얘기를 했다”며 “연습경기여서 도전해 차원에서 한 시프트였는데, 너무 재밌었다. 오랜만에 야구장에서 활기차게 뛰었다. 내게 공이 안와도 집중하게 되고,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는 장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치에서 조정을 해주시긴 했지만, 선수들끼리 시프트를 했다. 사실 타자마다 시프트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오늘은 정상 위치에서 수비를 하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 창의적인 면에서도 좋았고, 집중력도 많이 생겼다. 전체적으로 재밌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수베로 감독도 “아무리 모든 곳에 고르게 공을 보내는 타자라고 하더라도 장타나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는 부분이 있다. 나는 그것을 기준으로 시프트를 진행한다. 야구는 확률의 스포츠가 되고 있다. 오늘 우리의 시프트가 바로 그것이다”라며 “우리는 각 팀들의 타구 스프레이 차트를 갖고 있다. 우리가 가진 다른 팀의 데이터를 통해 상대가 우리의 시프트를 무너뜨릴 수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시프트를 활용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조성환 코치와 시프트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상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한화는 최하위에 그쳤다. 2021시즌은 리빌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한 이유도 그때문이다. 첫 실전부터 확 바뀐 분위기와 전술로 2021시즌 돌풍을 예고하는 듯 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제 우리팀이 좋아지려는 시작일 뿐이다. 팬들에게 최종적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우리 모두 한걸음 한걸음 단계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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