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전 감독의 영구제명을 재심의하자고 주장한 세력은 세월의 힘을 너무 과신했다. 현역 시절 슈퍼스타가 지도자가 되어 승부조작에 관여한 국내 스포츠 첫 사례로 한국 체육사에 남은 불명예는 8년이 아니라 80년이 흘러도 씻기 어려운 오명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5일 재정위원회를 열어 ‘2013년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강동희 전 감독의 징계를 재심의해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연맹 관계자는 “이번처럼 재정위원회를 열어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일은 다시는 없다. 앞으로는 재심의 탄원서도 접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동희 전 감독 승부조작 영구제명 징계에 대해 일사부재리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강동희 전 감독 승부조작 징계 재심의 추진 세력은 여론의 역풍 때문에 의도와는 정반대로 영구제명에 쐐기만 박고 말았다. 사진=MK스포츠DB
KBL이 개최 하루 전 재정위원회 일정을 공개하면서 프로팀 10개 구단 감독, 대한민국농구협회 전 고위인사 등 전·현직 관계자들이 강동희 전 감독 영구제명 징계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스포츠 팬덤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고, 강동희 전 감독이 한국 역대 최고 포인트가드 중 하나였다고 해서 국내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승부조작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강동희 전 감독이 승부조작에 대해 속죄하겠다며 전개한 유망주 지원사업 및 프로스포츠협회 부정방지교육 강사 활동이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한 호평과 영구제명 해제 후 프로농구 활동 재개 허용은 전혀 다른 얘기다.
징계 재심의를 추진한 농구인들은 생각이 너무 짧았다. 강경 여론을 의식한 KBL이 강동희 전 감독 영구제명에 쐐기를 박는 역효과만 가져왔다.
설령 제정위원회가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여 징계를 완화 혹은 해제하려 해도 한국농구연맹 총재 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승부조작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듣고 싶을 총재가 앞으로도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