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김하성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두 선수의 맞대결은 무산됐지만, 대신 짧은 만남을 가졌다.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 팀의 대결은 비로 열리지 못했다.
이정후를 비롯한 원정팀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았다. 경기장 뒤로 무지개까지 뜨면서 분위기를 밝혀줬다.
그러나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이는 경기 시작 시간이 되자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로 돌변했다.
결국 심판진은 현지시각으로 오후 6시 51분경 경기 취소를 발표했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이날 경기전 만날 수 없었다. 보통은 경기전 양 팀 선수들이 필드에 나와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푸는 시간에 짧은 만남을 갖기 마련인데 비로 인해 그럴 기회 자체가 없었던 것.
경기장 옆 컴플렉스에서 준비를 마친 뒤 주경기장으로 이동한 김하성은 상대편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이정후와 만날 기회를 찾는 모습이었지만, 곧바로 국민의례가 이어지며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런 그 둘의 만남은 경기가 취소된 후 짧게 이뤄졌다.
심판이 경기 취소 사인을 내자마자 더그아웃에 기다리고 있던 양 팀 선수들이 클럽하우스로 이동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만남이 이뤄진 것.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는 홈팀 원정팀 모두 외야 우측에 있는 통로를 통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구조다. 두 팀이 나가는 출구가 같기에 자연스럽게 두 선수는 함께 이동할 수 있었다.
파드레스 구단도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들은 구단 공식 X에 “아마도 진정한 게임은 우리가 이 길을 걸어가며 만든 친구들이 아닐까? 맞지 자이언츠?”라는 글과 함께 경기장 우측 외야 바깥에 있는 원정팀 클럽하우스앞에서 두 선수가 수건을 뒤집어 쓰고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에 자이언츠 구단도 공식 X를 통해 “솔직히 이것 덕분에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올 가치가 있었다”는 글로 화답했다.
유니폼을 입은 둘의 첫만남은 이렇게 쏟아지는 빗속에 아쉽게 끝이났다.
하지만 아쉬워 할 필요는 없을 듯. 두 팀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소속으로 이번 시즌 네 차례 시리즈를 가질 예정이다.
당장 3월 29일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본토개막전부터 뜨겁게 맞붙을 예정이다.
피오리아(미국)=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