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선배, 이정후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3연전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그때보다는 여유가 생긴 거 같다”며 선배 김하성과 맞대결을 벌인 소감을 전했다.
김하성과 이정후,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인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정후는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뛰었지만,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탬파베이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두 선수 이번 3연전 모두 선발 출전해 활약했다. 김하성은 이번 3연전 기간 12타수 4안타 1득점 1도루 기록했고 시리즈 첫 경기에서는 만루 위기에서 다이빙 캐치로 팀을 구했다.
이정후는 같은 기간 11타수 5안타 1득점 1볼넷 2도루 기록했다. 시리즈 최종전에서 우중간 빠지는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다리 사이로 잡아내는 묘기를 보여줬다.
두 선수는 루상에서 만나거나 공수 교대 시간에 마주칠 때마다 이야기를 나눴다. 이정후는 웃으면서 “(김)하성이 형이 ‘안타 쳤을 때 너무 빠르게 뛰어오더라’라고 말했다”며 둘 사이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내가 빅리그 데뷔한 시기라 정신이 없었다. 하성이형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때 너무 정신이 없었다. 앞만 보고 가면서 주위도 살피지 못할 때였다. 그래도 그때보다는 여유가 생긴 거 같다”며 지난해와 달라진 점에 관해 말했다.
김하성은 이번 시리즈 내내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시리즈 첫 경기가 끝난 뒤에는 자신의 잘 맞은 타구가 펜스앞에서 이정후에게 잡힌 장면과 관련해 “정후가 나한테 안쳤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다음날에는 이정후의 잘맞은 타구가 우익수 호수비에 잡힌 장면을 언급하며 “형으로서는 그 타구가 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하고 그랬다. 그러나 팀으로서는 우익수가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당연히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뛰겠지만, 그래도 서로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도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이정후는 ‘마음이 복잡했을 거 같다’는 기자의 말에 “맞다”며 동의했다. “특히 잘맞은 타구들은 서로에게 안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는 안타 하나 치기도 힘든데 잘 맞은 것을 잡히면 거기서 오는 정신적 대미지도 크다. 그게 친한 사람이 잡으면 괜히 원망스럽고 그렇다. ‘왜 거기 있었냐’고 한 마디 말할 수도 있다. 형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속마음을 전했다.
사흘간 선의의 대결을 펼친 두 선수는 이제 각자 갈 길을 간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로 이동,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연전을 치른다. 김하성의 탬파베이는 하루 휴식 이후 뉴욕 양키스와 홈 2연전 치른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