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LAFC는 11월 23일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2025시즌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컵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 패했다. LAFC는 연장전 포함 정규 시간 120분을 2-2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밴쿠버에 3-4로 졌다.
손흥민은 밴쿠버전을 마친 뒤 “무척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그래도 이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아니었다면, 밴쿠버의 승리로 일찌감치 끝났을 경기였다.
LAFC는 전반전에만 2골을 헌납하며 끌려갔다.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추격골을 터뜨린 데 이어서 후반 추가 시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프리킥 득점 순간을 떠올리며 “가장 중요한 때였다”며 “결정적인 순간 골을 넣어서 정말 좋았다”고 돌아봤다.
LAFC는 밴쿠버 수비수 트리스탄 블랙먼이 후반전 막판 퇴장당한 데 이어서 연장 후반 5분엔 수비수 베랄 할부디가 부상으로 더 이상 뛰지 못하며 무려 2명의 수적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LAFC는 밴쿠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경기는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손흥민이 LAFC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 믿었던 손흥민이 실축했다.
손흥민은 “연장전 막판 약간의 근육 경련이 있었다”며 “페널티킥을 차려고 했을 때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건 내 책임”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과 토마스 뮐러의 맞대결로 세계 축구계의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던 이다.
뮐러는 독일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로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축구 대표팀의 중심에 있었던 공격수다.
손흥민이 이날 개인 성적에선 뮐러를 압도했지만, 팀 승리로 웃은 건 뮐러였다.
손흥민은 “축구에서 선수 개인에게 너무 집중할 필요는 없다”면서 “개인의 기량이 경기를 좌우할 때도 있지만, 팀 전체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상대는 뮐러가 아니었다. 오늘은 LAFC와 밴쿠버의 맞대결이었다”고 했다.
손흥민은 덧붙여 “경기에서 패해서 너무 아쉽다. 하지만, 재밌는 경기를 펼친 것에 대해선 감사하다. 그것은 우리가 바라는 것 중 하나였다. 플레이오프에 나선 만큼 좋은 경기를 펼쳐서 사람들이 경기장에서 좋은 골과 승리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MLS 데뷔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손흥민은 지난 8월 10년간 몸담았던 토트넘을 떠나 LAFC 유니폼을 입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MLS 후반기만 뛰면서도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손흥민은 올 시즌 MLS 13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기록했다. MLS는 손흥민을 리오넬 메시, 뮐러 등과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로 바라봤다.
손흥민은 미국에서의 첫 시즌에 관해선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어 “미국에서 아주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매 순간이 즐거웠다. 이 유니폼을 입고 다 쏟아내고자 노력하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새로운 환경과 리그에 적응하고, 새로운 선수들을 만나면서 선수로나 사람으로서나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면서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느꼈던 시즌”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덧붙여 “사람들이 ‘임팩트’에 대해서 얘기하지만, 나는 트로피를 들기 위해서 LAFC로 왔다. 오늘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내년엔 우리가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내년엔 우승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어서 돌아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