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승부차기 실축은 뼈아팠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은 이제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한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모두가 바라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가 (경기장에서) 보여준 투혼은 엄청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우리 팀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내내 큰 응원을 보내주고, 이 팀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도와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제 우리는 다음 시즌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첫 미국 무대는 종료됐다. 지난 23일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 열린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컵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말 그대로 ‘미친 활약’을 보여줬던 손흥민. 로스앤젤레스(LA)FC는 전반 39분 밴쿠버 공격수 엠마누엘 사비와 전반 추가시간 밴쿠버 수비수 마티아스 라보르다에게 연속 실점하며 0-2로 끌려갔다.
고군분투했던 손흥민은 후반 15분 동료가 헤더로 떨궈준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했다. 밴쿠버 수비의 육탄 방어 속에서 두 차례 더 슈팅한 끝에 골문을 열었다.
이어 트리스탄 블랙몬의 퇴장으로 LAFC는 수적 우위를 점했고,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프리킥 상황에서 그림 같은 슈팅으로 경기를 2-2 원점으로 만들었다.
단판 승부로 치러지는 MLS컵 준결승전. 두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지만 균형을 깨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두 팀은 희비가 엇갈렸다. 손흥민은 멀티골을 기록하며 물오른 득점력을 선보였지만 1번 키커로 나서 골대를 맞추고 말았다. 결국 LAFC는 승부차기 3-4로 패하며 ‘가을 축구’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비록 팀의 결승행을 이끌진 못했으나, 손흥민은 미국 이적 후 3개월 만에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지난 8월 토트넘과 10년 동행을 마치고 LAFC로 이적을 확정했다. 모든 이적 절차를 빠르게 밟은 뒤 3일 만에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손흥민의 합류는 LA 시 전체의 관심을 받았고, 같은 연고지 프로스포츠 구단인 LA다저스(메이저리그), LA클리퍼스(NBA), LA램스(NFL)를 비롯해 각 스포츠 스타들이 축하를 보내기도 했다.
LAFC 또한 국내에서 입지를 넓혀갔다. 국내 중계사는 물론, A매치에서도 종종 LAFC 손흥민의 유니폼을 입고 오는 팬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손흥민은 자신을 향한 우려의 시선 또한 완벽히 털어냈다. 토트넘을 떠나기 전 30대에 접어들며 기량 하락 비판도 있었지만, MLS에서 제 모습을 보여줬다. 밴쿠버전까지 포함해 손흥민은 13경기 12골 4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당 한 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약 2,650만 달러(한화 약 391억 원)로 MLS 역대 최고다. 연봉은 ML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본급 1,036만 달러(약 152억 원)이며, 계약금과 보너스를 합치면 1,115만 달러(약 164억 원)로 알려졌다.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는 리오넬 메시(총 2,044만 달러·약 301억 원)에 이어 MLS 전체 2위다.
역대급 투자에 역대급 활약이 더해지면서 손흥민은 올해 MLS 최고의 영입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을 축구’를 마친 손흥민은 휴식기를 보낼 예정이다. LAFC가 밴쿠버에 덜미를 잡히며 손흥민과 메시의 ‘MLS 맞대결’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MLS는 30개 구단이 동·서부로 나뉘어 리그를 치른다. 손흥민은 서부, 메시는 동부다. 맞대결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다. 다만 정규리그 중 6경기는 다른 컨퍼런스 팀과 맞붙는다.
MLS는 발 빠르게 움직여 손흥민과 메시의 대결 구도를 성사시켰다. LAFC와 인터 마이애미가 다음 시즌 개막전(2026년 2월 22일)을 장식할 예정이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