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면 소리 질러!"…외인 사령탑이 바라본 독수리들의 감정 표현 [현장스케치]

한화 이글스는 지난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4-4 무승부로 마감했다.

한화는 이날 1-2로 끌려가던 8회초 공격에서 에르난 페레즈(30)의 1타점 2루타, 상대 폭투, 장운호(27)의 스퀴즈 번트 등을 묶어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선발투수 장시환(34)도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올 시즌 첫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강재민(24)이 9회말 2사 1, 2루에서 대타 변상권(24)에게 동점 2타점 2루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한화 이글스 강재민. 사진=천정환 기자
강재민은 이후 예진원(22)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끝내기 패배는 막아냈다. 그러나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소리를 지르며 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화 주장 하주석(28)이 강재민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지만 강재민의 얼굴은 점점 더 굳어갔다.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일단 강재민의 블론 세이브는 지나간 일이라는 입장이다.



수베로 감독은 27일 경기에 앞서 “투수가 그렇게 동점을 주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것도 투수가 겪어 나가야 하는 게임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강재민을 따로 위로하지는 않았다”며 “강재민이 전날 경기를 배움의 기회로 삼길 바란다. 선수로서 아픔을 이겨내고 앞으로 발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다만 강재민이 경기 종료 후 마운드에서 소리를 질렀던 모습에 대해서는 “승부욕의 일환으로 본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른 선수들도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수베로 감독은 “나는 선수들이 필드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문화와 야구가 익숙하고 오랜 기간 그런 환경에서 뛰어왔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야구는 워낙 선수들이 경기 중 느끼는 압박감이 크다. 이길 때 포효하고 졌을 때 안타까운 마음을 표출하는 건 승부욕이라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또 “팬들도 경기장을 찾아 자신의 팀을 응원할 때 9회말 만루 상황에서 긴장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팬들이 느끼는 몇 배의 압박감을 느낀다”며 “이런 감정들을 해방시킬 필요가 있다. 실패했건 성공했건 순간적으로 푸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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