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순항하던 kt 위즈는 시즌 막판 최대 고비를 맞았다. 최근 10경기서 2승 6패 2무로 승수를 쌓지 못한 사이 2위 LG 트윈스에 2.5경기 차까지 쫓기게 됐다.
kt의 발목을 잡은 건 타선의 집중력 저하가 크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266으로 나쁘지 않지만 이 기간 팀 득점은 38득점에 그쳤다. 특히 득점권에서 100타수 20안타 타율 0.200으로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황재균(34), 유한준(40), 장성우(31), 심우준(26) 등 주축 선수들이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서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1군으로 콜업할 자원도 마땅치 않다. 문상철(30)이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괜찮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지만 기존 1군 자원들의 포지션 중복 문제와 주루 플레이 능력 부족 등으로 선뜻 등록하기가 쉽지 않다.
kt 위즈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 사진=김영구 기자
이강철(55) kt 감독은 이 때문에 10일 잠실 LG 트윈스전 우천취소에 앞서 “지금 전력에서 새로운 타자가 (1군에 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현재 있는 자원이 다라고 생각한다. 문상철은 포지션이 겹치는 데다 주루 플레이까지 가능한 선수가 필요하다. 치는 것만 본다면 데리고 있는 선수들이 있어다. 본인도 아쉽겠지만 팀도 아쉬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대신 기존 중심타자들이 조금 더 힘을 내주길 바라고 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 제러드 호잉(32)의 방망이가 더 불을 뿜어주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kt는 전반기 막판 애매한 성적과 불성실한 태도로 빈축을 샀던 조일로 알몬테(32)를 방출하고 지난해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호잉에게 손을 내밀었다. 호잉은 2020 시즌 타격 부진 속에 한국을 떠났지만 한화는 호잉의 성실함과 뛰어난 외야 수비, 주루 플레이에 높은 점수를 뒀다.
이 감독도 호잉의 영입이 결정됐을 당시 타격에 부담을 주기보다는 수비와 주루에서 강점을 발휘해 주는 쪽으로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이 감독의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호잉은 후반기 51경기 타율 0.260 9홈런 42타점 4도루 OPS 0.786으로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40타수 16안타 타율 0.400 2홈런 6타점 OPS 1.017로 kt 타선을 이끄는 중이다.
이 감독은 “호잉은 타격이 더 올라와야 한다. 끝이 없을 만큼 계속 갔으면 좋겠다”며 “수비만 해줘도 좋지만 홈런 9개에 타점이 많다. 처음 보는 투수를 상대할 때도 두 번째 타석부터는 변화구를 노려서 잘 친다. 유인구다 잘 참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호잉의 변화로 선구안 개선을 언급했다. 지난해와 다르게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나는 공에 대한 인내심이 늘었다고 보고 있다.
이 감독은 “호잉이 유인구를 잘 참아낸다. 볼을 골라서 치는 게 결국은 중요하다”며 “결과론이지만 타자들은 결국 스트라이크를 쳐야 하는데 호잉은 존 밖에 나가는 공에 방망이를 잘 내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이어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우리 팀 타자들의 경우 자꾸 볼을 쳐서 상대 투수를 유리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며 “호잉은 스트라이크를 공략해 좋은 타구를 날리고 있다”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