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감독 “안우진, 손가락 물집 보고 안해…한현희·최원태 대기” [WC2]

영웅이 되고자 하는 선수 개인의 욕심에 내일이 없는 야구를 해야하는 키움 히어로즈가 위기에 빠졌던 사실이 드러났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2021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앞서 전날(1일) 1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이 잡혔는데도 이를 숨기고 계속 공을 던진 사실을 털어놨다.

앞서 홍 감독은 1차전에 앞서 “빠른 투수 교체를 가져가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 시즌에 올라온 키움은 1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다.

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와일드카드 경기가 열렸다. 7회말 1사 2,3루에서 두산 김인태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한 키움 안우진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하지만 선발 안우진이 강속구를 앞세워 5회말 2사까지 두산 타선을 퍼펙트로 막았다. 키움도 점수를 뽑아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안우진은 6회부터 출루를 허용하기 시작하더니 7회 대타 김인태에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 2-2가 되자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키움은 두산과 접전 끝에 9회초 이정후의 2타점 적시 2루타와 박병호의 적시타를 묶어 7-4로 승리, 2차전까지 시리즈를 몰고왔다.

홍 감독은 빠른 투수 교체를 하겠다는 말이 무색하게 안우진을 고집하는 경향을 보여 팬들의 우려를 샀다. 이에 하루가 지난 뒤 안우진을 밀고 간 속사정을 밝힌 것이다. 홍 감독은 “사실 안우진이 5회가 끝나고 손가락 물집이 잡혔는데, 이를 트레이너나 투수코치에 얘기하지 않고, 계속 공을 던졌다는 걸 경기 후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선수가 자신의 몸 상태 이상을 숨기고 공을 던진 것이다. 이는 선수단 기강과도 관련있는 문제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원팀이란 정신에도 위배된다.

하지만 홍 감독은 “안우진과 이에 대해서는 따로 얘기 하진 않았다. 보고만 받았다. 사실 (안우진의 투구가) 너무 좋아서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7회는 감독 미련이었다”고 두둔했다.

선수 개인의 욕심에 쉽게 갈 수 있던 승부가 접전 흐름으로 갔다고 볼 수 있는 문제다. 어쨌든 키움은 2차전까지 잡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날 선발 투수는 안우진과 유형이 다른 기교파 정찬헌. 홍 감독은 “정규시즌 때보다는 더 빨리 선발투수를 교체하려 한다. 아무래도 다양한 구종을 가지고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위기 상황이 잦아지다 보면 빨리 흐름을 끊어야 한다”며 “한현희를 바로 뒤에 붙일 생각이다. 최원태도 대기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마무리로 나서 많은 공을 던진 조상우에 대해서는 “오늘 기용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조상우의 의지가 엄청나서 대기는 시킬 예정이다. 마무리 상황은 김태훈을 등판시키고, 조상우는 연장 이후 승부를 생각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잠실(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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