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투수교체·잇몸야구, 이래서 ‘가을타짜’인가 [MK시선]

야구는 감독 비중이 낮은 스포츠라는 게 정설이다. ‘야구는 선수가 한다’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하지만 단기전만 놓고 보면 감독 역량이 중요하다. 단기전이라함은 포스트시즌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감독의 결정 하나하나에 승패가 갈리기 마련이다.

2021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다. 중심에 서 있는 두산 베어스를 보면 그렇다. 김태형 감독의 운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7일 LG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두산은 지난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6-4로 승리했다. 두산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3전 2선승제로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1차전 승리팀이 18번을 모두 이겨 상위 스테이지에 올랐다. 정규시즌 4위팀의 한국시리즈행은 이제 5부 능선을 넘어섰다.



더욱이 두산은 외국인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강팀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리엘 미란다는 어깨 통증으로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워커 로켓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지 오래다.

최원준, 곽빈, 김민규. 두산은 포스트시즌 3명의 선수를 선발로 활용하고 있다. 모아니면 도다. 이들이 일찍 흔들리면 이영하, 홍건희가 투입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베테랑 좌완 이현승이 나설 때도 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LG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잇몸야구’가 통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김태형 감독이 다양한 작전과 수(手)를 사용하는 건 아니다. 김 감독의 “누구를 상대한다고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이를 대변한다. 현란한 수보다는 ‘뚝심’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특히 과감한 투수 교체는 실패한 적이 없다.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5회말 1사 만루 위기가 그랬다. 좌타 거포 오재일의 타석에 좌완 이현승이 아니라 홍건희를 투입했다. 더욱이 이날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공을 많이 던진 이영하 투입이 어려웠다.

홍건희는 김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홍건희는 오재일을 2루수 방면 병살로 잡아내며 삼성의 동점 혹은 역전 기회를 무산시켰다.

김 감독의 강단 있는 불펜 운용은 8회말에도 빛났다. 4-2로 앞선 8회말 1사 2,3루에서도 마무리 김강률 대신 좌완 이현승을 내세워 연이어 등장하는 좌타자를 상대하게 해 1실점으로 막아냈다.

김태형 감독의 ‘가을타짜’ 면모가 유독 도드라지는 포스트시즌이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2회 꺼내든 이영하 카드가 그대로 적중했다.

2015년 두산에 부임한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김 감독이다. 이제 7년 연속 한국시리즈도 이제 절반 가까이 다가왔다. 김 감독이 두산과 함께 한국시리즈 단골손님 자리를 놓치지 않을지 지켜볼 일이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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