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환이가 잘 쳤으면 좋겠다.”
‘가을타짜’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노련했다. 공식적인 자리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키플레이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속내를 드러냈다.
13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두산은 김 감독, 박세혁, 양석환이 참석했다. 정규시즌 우승팀인 kt위즈는 이강철 감독, 황재균, 강백호가 참석했다.
키플레이어 질문에 이강철 감독은 ‘팀 kt’를 강조했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은 “옆에서 팀을 얘기하는데, 특정 선수 이름을 거론하기가 참 그렇게 됐다”면서도 “양석환이가 잘했으면 좋겠다”고 슬쩍 말했다. 물론 양석환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는 잘하도록 하겠다. 올해 고척에서 좋은 기억이 많고, 잘 할 때도 됐다”고 다짐했다.
양석환만 잘 치면, 두산의 창은 더 날카로워진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두산은 타선을 앞세워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5번 타순에 배치되는 양석환의 활약은 다소 아쉽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에서는 2경기 9타수 3안타 4타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지만, 친정 LG트윈스와 3차전까지 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5타수 2안타에 그쳤다. 안타 2개가 모두 2루타였지만, 정작 찬스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2루타 후 득점에 성공한 뒤 유니폼 상의에 그려진 두산 엠블럼을 흔드는 세리머니만 화제가 됐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도 8타수 2안타로 다소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무엇보다 시원한 홈런이 포스트시즌에서 나오질 않고 있다.
올 시즌 133경기에 출전한 양석환은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을 기록했다. 28홈런은 두산 구단 내 홈런 1위 기록이다.
양석환의 대포가 가동한다면, 두산의 업셋 시나리오는 더욱 수월해진다. 가을에 미치는 정수빈, 허경민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김재환 등 장타자들까지 타선은 숨막히다. 여기에 안방마님 박세혁의 타격감도 좋고, 강승호, 박계점 등 어디 하나 거르기 어려운 까다로운 타자들이 즐비하다.
김태형 감독이 답을 제시한 모양새다. 양석환은 고척돔에서 6홈런을 날렸다. 감독의 기대와 양석환의 다짐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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