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가 그녀를 보았다면 얼마나 기뻐했을까. 그녀는 완벽한 줄리엣의 화신이었다. 매혹적인 눈동자, 허스키한 목소리, 고전적인 미모와 청순함.
1968년 프랑코 제프렐리 감독의 이 개봉되자 전 세계 영화계가 발칵 뒤집혔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예쁜 인형이 있다 해도 올리비아 핫세의 매력에는 비교가 되지 않으리라.’ 키 158cm, 몸무게 45kg의 앙증맞은 만 15세 소녀는 오드리 헵번을 밀어내고 청순미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줄리엣 아니 올리비아 핫세를 본 관객들은 그전까지 갖고 있던 미의 기준을 미련없이 바꿔버렸다.
지금까지 여러차례 영화화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올리비아 핫세를 스타덤에 올려 놓은 1968년작이 최고로 평가받는다.
올리비아 핫세는 800여 명의 지원자와 함께 오디션에 참가했다. 올리비아 핫세는 긴장한 나머지 줄리엣의 대사를 까맣게 잊고 말았다. 당황한 올리비아 핫세는 얼떨결에 대사를 읊고는 “대사가 머릿속에서 시라졌어요”라고 프랑코 제프렐리 감독에게 수줍게 말했다. 하지만 프랑코 제프렐리 감독 귀에 대사 따윈 들리지 않았다. 하늘에서 내려온 듯한 올리비아 핫세의 미모만이 그의 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로미오 역의 레나드 화이팅과의 오디션 테스트에서도 올리비아 핫세는 또 실수를 하고 만다. 낙담한 올리비아 핫세는 고개를 숙이고 돌아가려고 하자 프랑코 제프렐리 감독은 “이것 봐. 어딜 가? 오늘부터 줄리엣이야. 계약서에 서명해”라고 소리쳤다.
사상 최연소의 줄리엣은 이렇게 탄생했다(원작에서 줄리엣은 14세). 셰익스피어의 이 모던한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경이적인 반향이 일어났다. 그리고 올리비아 핫세는 하루아침에 최고의 스타가 됐다. 은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지만 촬영상과 의상 디자인상 2개 부문을 수상했다. 니노 로타의 감미로우면서도 구슬픈 주제곡은 비극적인 결말과 잘 어울린다. [김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