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위닝 시리즈, 그 뒤엔 두산을 잘 아는 코치 있었다

"LG가 우승하려면 두산을 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전임 류중일 LG 감독이 했던 말이다. 두산에 대한 상대적 열세를 극복해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만큼 LG는 그동안 두산에 철저하게 당해왔다.

LG 선수들이 24일 잠실 두산전 승리로 위닝 시리즈를 확정 지은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LG는 지난 해 두산을 상대로 6승3무7패를 기록했다. 이전 기록들 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상대 전적을 뒤집지는 못했다. 2018시즌에는 1승15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절치부심하며 맞이한 2019시즌에도 10승6패로 압도적인 열세를 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두산을 넘어서야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 두산전 징크스를 깨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LG는 그 정도로 두산과 상대 전적에 신경을 많이 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반대로 그렇게 쫓기는 성향을 갖고 있는 LG의 분위기를 잘 이용해 왔다.

그리고 올 시즌 첫 3연전. LG는 두산에 2승1패로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다.

잘 쳐서 이겼다기 보다는 잘 막아서 거둔 승리였다.

LG는 타격 슬럼프 속에서 두산전을 맞이했다. kt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팀 분위기도 가라 앉아 있었다. kt와 3연전서 LG가 뽑은 점수는 5점에 불과했다.

두산과 3연전서도 12점을 뽑는데 그쳤다. 경기 당 4점 꼴이었다.

그러나 두산 타선을 잘 막아내며 위닝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었다.

두산 한 관계자는 LG의 한 코치에 주목했다. 두산에서 3년간이나 배터리 코치를 했던 조인성 LG 배터리 코치였다. 조 코치는 지난 해 2군에 머물러 있었지만 올 시즌 1군에 콜업되며 직접 현장을 뛰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3연전에서 번번히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가 우리를 잘 알고 야구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조인성 코치의 몫이 적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배터리 코치 특성상 누구보다 두산을 잘 아는 코치다. 투.타에 걸쳐 우리 선수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 이번 3연전에서 조 코치의 역할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조 코치는 이번 두산과 3연전서 전체적인 볼 배합과 투수 리드를 관장했다. 두산 타자들의 특성과 장.단점을 분석해 포수 유강남에게 전달했다.

특히 두산의 뛰는 타이밍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두 번의 도루를 잡고 두 번만 베이스를 내주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해 두산은 LG전서 무려 13개의 도루를 성공 시켰다. 실패는 4번에 불과했다.

허경민과 임찬규의 도루 시도에 대한 해프닝도 그냥 나온 장면이 아니었다. 조 코치의 사인에 의해 허경민을 철저하게 막아두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었다.

조인성 코치는 "두산에서 얻은 노하우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아직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좀 더 노하우 전수가 필요하다. (유)강남이도 많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산전에 대한 대비를 더 철저히 해 올 시즌만큼은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두산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을 LG에 내준 두산이다. 반면 LG는 두산을 깰 수 있는 자원을 확보했다. 앞으로 펼쳐질 두산과 조인성 코치의 머리 싸움이 볼만하게 됐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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