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육 명수가 대한민국 구성원 자격을 얻은 후 프로권투에서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체육 명수’는 인민체육인, 공훈체육인 다음으로 훌륭한 북한 스포츠 선수에게 부여하는 칭호다.
국제복싱연맹(IBF)은 9월 5일(한국시간) 세계랭킹을 발표했다. 한양호(29)는 주니어밴텀급 9위에 진입하여 월드클래스로서 입지를 다졌다. 지난 8월 19일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슈퍼플라이급 챔피언으로 등극한 것을 인정받은 결과다.
주니어밴텀급과 슈퍼플라이급은 한계 체중 −52.2㎏으로 같다. 도전자 한양호는 2-0 판정승을 거둬 챔피언 요시다 교타로(29·일본)의 OPBF 타이틀 1차 방어를 무산시키고 왕좌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한양호는 2022년까지 북한 국가대표 ‘한량호’로 활약했다. 이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여권을 발급받아 참가한 2025년 4월 서울특별시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 IBF 슈퍼플라이급 인터내셔널 타이틀매치에서 9라운드 TKO승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인터내셔널 챔피언 시절 세계랭킹은 IBF 주니어밴텀급 11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한양호는 2026년 2월 세계복싱기구(WBO) 아시아태평양 타이틀매치에서 1-2 판정패를 당하며 프로 데뷔 6경기 만에 첫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191일(6개월10일) 만에 OPBF 정상을 차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양호는 일본 무대에서 도쿄농업대학교 권투부 주장, 관동대학리그 54㎏ 최우수선수상, 사회인선수권대회 57㎏ 2년 연속 우승 등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받았다. 북한 국적으로 대만 타이베이컵을 제패하기도 했다.
특히 한양호가 2023년 11월 일본복싱연맹 전국선수권대회에서 2-1 판정으로 제압한 기라 다이야(23)는 2019 아시아복싱연맹(ASBC) 주니어 챔피언십 남자 50㎏ 금메달이자 아시아청소년선수권 MVP 출신의 실력자였다.
그러나 이처럼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2023년 제19회 중국 항저우아시안게임 본선 및 2024년 제33회 프랑스 파리올림픽 예선 국가대표팀 선발에서 잇달아 배제되는 차별을 겪었다. 결국 아마추어 무대를 떠나 프로 전향을 선택했다.
2025년 4월 “대한민국 복싱 팬분들은 저를 꼭 기억해 주세요”라는 당찬 메시지를 남겼던 한양호. 북한 체육 명수 출신에서 동양태평양복싱연맹 슈퍼플라이급 챔피언으로 올라선 그가 “열심히 노력해서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는 뜻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