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단기전에선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한다. 오늘만큼은 서울 SK의 신인왕 출신 오재현이 제대로 미쳤다.
SK는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90-79로 승리했다. 70.8%(17/24)의 우승 확률, 5,311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얻은 값진 승리 등 다양한 수확이 가득했지만, 그중에서도 최고는 바로 단기전에서 ‘미친’ 선수 오재현의 등장이었다.
오재현은 KGC와의 챔프전 1차전에서 27분 31초 출전, 17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성현 전담 수비수로 출전했지만, 공격에서 효율이 높았다. 야투 성공률은 무려 64%, 약점으로 꼽힌 3점슛도 3개 시도해 1개를 성공했다.
SK 오재현이 KGC와 2021-2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 종료 직전 골밑슛을 성공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SK는 오재현 투입 전까지 전성현에게 많은 점수를 내줬다. 최원혁이 최선을 다해 막았음에도 신들린 듯한 전성현의 슈팅 감각은 사람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오재현이 코트에 들어서자 전성현도 주춤했다. 정상 수비와 파울의 모호한 경계를 오고 갈 정도로 오재현의 수비는 터프했다. 공격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특히 KGC 수비가 자밀 워니에게 집중된 상황을 역이용, 적극적인 컷인 플레이로 득점을 생산했다. 예상치 못한 오재현의 득점 릴레이에 김승기 감독은 경기 후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최준용이나 워니에게 준 점수보다는 다른 선수들에게 허용한 점수가 아쉽다. 특히 이현석과 오재현에게 내준 점수가 컸다”라고 말했다.
에이스 김선형도 오재현의 높은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오)재현이가 좋은 경기를 해줘서 기분이 좋다.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인데 누가 어떻게 터질지 모른다. 오늘 재현이가 보여준 모습은 정말 대단했다. 만약 재현이나 (최)원혁이가 아니었다면 전성현에게 더 많은 실점을 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2020-21시즌 신인상 수상자인 오재현은 올 시즌 큰 기대를 받았지만, 최원혁과 이현석의 군 제대 후 복귀, 그리고 슬럼프로 인해 다소 고전했다. 그러나 후반 라운드부터 점점 컨디션을 되찾더니 현재는 SK에 없어서는 안 될 전문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이제는 공격도 잘한다. 창단 첫 통합우승을 노리는 SK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희소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