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4구? 쓰리볼이라 신경 안썼다. 슬라이더만 노렸다.”
3B 이후 고의 4구로 주자가 출루한 상황. 다음 타석의 타자는 냉정했다. 상대 벤치의 선택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며 집중한 노림수는 그래서 더 예리했다. 6일 고척의 히어로 전병우(29)의 홈런 비하인드 스토리다.
키움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SSG와의 정규시즌 경기에서 9-2로 승리했다. 시즌 17승 13패(승률 0.567)를 기록한 키움은 2연패서 탈출하며 주말 시리즈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가져갔다.
이날 키움 타선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전병우였다. 전병우는 7회 쐐기 스리런(시즌 2호 홈런) 포함 4타점 맹타를 휘둘러 타선 폭발을 이끌었다. 특히 7회 말 6-1로 앞선 상황 나온 전병우의 3점 홈런은 사실상 SSG의 전의를 상실케 하는 한 방이었다.
이정후의 선두타자 안타로 시작한 7회. SSG 최민준이 다음 두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고 상대한 송성문에게 연거푸 3개의 볼을 허용하자 SSG 벤치는 자동 고의4구를 선택했다.
이날 송성문이 적시타 포함 멀티히트로 펄펄 날았고, 5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결과적으로 실패가 됐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전병우는 2사 1,2루 볼카운 1B-0S 2구째 슬라이더(133km/h)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전병우의 시즌 2호 홈런. 이날 전병우의 4타점째 기록이기도 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 전병우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전병우는 “고의4구는 쓰리볼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며 담담한 당시의 소감을 전한 이후 “이전 타석에서 투수가 변화구를 많이 던졌기 때문에 슬라이더를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간 것이 맞아떨어져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홈런 상황을 복기했다. 사실 투수가 3B-0S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면 벤치에서 고의4구란 선택을 충분히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상대하는 타자 입장에선 자칫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일. 그러나 전병우는 그보단 타석에서 집중했고, 그 결과는 시즌 2호 홈런이란 달콤한 결과로 마무리됐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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