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32)을 ‘거포’로 만든 건 2가지였다. 김현수가 준 방망이, 그리고 6년 전 타격 자세가 비결이다.
LG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11-7로 승리, 팀 최다 6연승을 달성했다. 예상치 못한 난타전 속에서도 가장 빛난 건 오지환이었다. 특히 결승타가 된 1회말 투런 홈런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오지환은 한화전에서 5타수 3안타(1홈런) 2득점 2타점을 기록하며 LG의 6연승을 이끌었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오지환의 홈런이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며 활약을 인정했다.
LG 오지환(32)이 12일 잠실 한화전 1회말 역전 투런 홈런을 때린 후 김현수와 세레모니하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한화 김민우의 135km 포크볼을 쳐낸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투런 홈런은 기선제압 효과를 제대로 냈다. 1-1 상황에서 3-1을 만들어낸 것. 오지환은 이에 대해 “초반에 실점했기 때문에 득점권 때 타석에 서면 1점이라도 내려고 했다. 그 부분이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7호 홈런이다. 오지환은 이 홈런으로 김현수(LG), 크론(SSG), 한동희(롯데)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29홈런 페이스다. 조금만 더 잘 치면 30홈런도 가능하다. 20홈런을 쳤던 2016시즌보다 페이스가 빠르다. 35경기 기준 2016년에는 3개를 쳤다. 올해는 2배 이상이다.
오지환은 유격수 포지션 선수들 중 수준 높은 장타율도 뽐내고 있다. 현재 장타율 0.456, OPS(출루율+장타율)는 0.757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인데도 장타력을 뽐내며 LG 타선의 중심에 있다.
오지환은 장타와 홈런이 많아진 이유 2가지를 밝혔다. 그는 먼저 “(김)현수 형 방망이로 칠 때부터 볼이 잘 맞아가고 있다. 너무 고맙다”며 “4월 중순 한화전까지 잘 안 맞았을 때 현수 형이 방망이를 줬다. 그때부터 타격감이 좋고 기록도 잘 나왔다. 배트 무게가 더 무거운 편인데 중심이 잘 잡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두 번째 비결은 과거 자신이 최고였을 때를 되돌아본 것이었다. 오지환은 “하위 타선에 있을 때 장타를 많이 치고 싶었다. (박)해민이 형이나 (홍)창기, (문)성주가 앞에서 잘해주니 부담을 덜었다. 주자가 알아서 쌓이니 나는 장타만 치면 된다는 생각에 더 편해졌고 결과적으로 팀에 도움이 됐다”며 “가장 잘 쳤었던 2016년의 타격 자세를 떠올렸다. 영상도 자주 봤다. 그때 타격 자세로 돌아간 것이 지금에 이르러 장타와 홈런이 많이 나온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한 번 쳤다 하면 잠실구장도 쉽게 넘기는 오지환의 불방망이 활약에 LG는 마음껏 웃음 짓고 있다. 실제로 그가 홈런을 치는 경기는 1번(어린이날 더비) 빼고 모두 승리했다. 오지환은 이에 대해 “사실 홈런을 노리고 치는 건 아니다. 장타만 쳐도 좋다. 홈런은 20개 이상 치고 싶지만 그것보다 많이 이기고 싶다”며 주장답게 성숙함을 드러냈다.
지금의 좋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꿈은 아니다. 2016시즌 무려 20홈런을 기록하고도 김재호(두산)에게 자리를 내준 아쉬움을 이번에 지울 수 있다.
오지환은 “은퇴 전에는 한 번 받고 싶은 상이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둔 유격수가 홈런을 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2016년에 20홈런을 기록했다는 것도 내겐 자부심이다. 올해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한편 6연승을 기록한 LG는 오는 13일부터 KIA 타이거즈와 홈 3연전을 치른다. KIA의 선발투수는 에이스 양현종이다. 이번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지만 2승2패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하며 꿋꿋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1위 SSG 랜더스와 3.5게임차까지 줄인 LG는 양현종을 넘어야 추격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오지환은 “내일 경기가 아주 중요하다.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 지금 페이스라면 누구와 상대해도 괜찮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