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수원 LG-kt전 내용은 조금 허무한 감이 있었다. 우선 LG에선 김윤식이 선발로 나왔다. 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투심패스트볼을 주로 구사했다.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공 끝이 상당히 지저분한 유형으로 보였다. 볼 끝의 움직임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1회부터 3.2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가는 장면까지 전체적으로 불안한 느낌이 많았다. 그 이유는 분명 좋은 공을 가지고 있음에도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S존에 들어오는 공과 벗어나는 공을 타자들이 확연하게 구분 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 때문에 실점을 하지 않고 있어도 아마 벤치에서는 위태로운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주자가 2명만 출루했음에도 조기에 교체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김윤식은 제구력을 가다듬어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를 더 줄여야 선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히 좋은 구위와 좋은 구종들을 갖고 있는 가능성 있는 투수로 보였다. 타자를 현혹시킬 수 있는 스트라이크와 유사한 볼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 같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아질 수 있어 보인다. LG 구원투수 가운데선 이정용(1이닝 무실점)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우선 공을 던지는 릴리스포인트 타점과 투구 스타일이 위에서 찍어 누르는 듯한 유형이다. 마치 오승환(삼성) 같이 공을 찍어서 던지는 느낌이 있다.
그래선지 최고 구속 146km 포심을 타자들이 치더라도 계속 파울이 나올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거기에 커브와 슬라이더도 굉장히 좋게 느껴졌다. 투수 출신인 입장에서 오늘 가장 마음에 드는 투구를 한 선수였다. 김윤식을 구원한 이우찬의 경우엔 팔스윙이 짧고 앞에서 간결하게 때리는 스타일이라 공의 회전력이 좋아보였다. 변화구가 더 날카롭게 들어갈 필요는 있어 보였다. 그점만 보완하면 굉장히 좋은 투구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kt의 선발투수 엄상백은 아무래도 선발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1회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 거기다 야수 실책이 나오면서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엄상백 역시 김윤식과 마찬가지로 스트라이크와 볼이 너무 확연하게 구분이 됐다. 거기다 볼넷도 나오다보니 선수 스스로 긴장을 해서 김현수 상대로 몰린 공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엄상백의 구위 자체는 인상적이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활용도 나쁘지 않았다. 2~3회 이후 부터는 제구가 안정을 찾으면서 낮은 코스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들어갔다. 그런 투구만 계속 할 수 있으면 대량실점은 하지 않을 수 있다. 선발투수로 분명히 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차분하고 여유있는 운영을 했으면 한다. 부담감이 많이 느껴졌다. 그런게 아마 제구가 흔들린 것에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kt 구원투수 가운데선 좌완투수 김태오(1.1이닝 무실점)가 눈에 띄었다. kt가 좌완 투수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이 선수가 오늘 던지는 것을 보니 좌완 불펜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이 보였다.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투구시에 평균적으로 투수들이 한 박자의 스윙을 가져간다면 김태오는 한 박자보다 더 오래 공을 갖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공이 튀어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디셉션이 좋다보니 타자들이 김태오의 패스트볼과 커브 를 대처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만 던져준다면 kt 불펜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 무엇보다 kt의 경우 지난해 야수들의 공-수-주 짜임새가 모두 막강한 팀이었는데, 18일 경기는 전체적으로 무기력해보였다. 가끔 경기를 보면 1~9번 타자들이 모두 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날이 있다. 이 경기가 바로 그랬다. 아무리 외국인 타자와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져 있다고 할지라도 타자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팀 성적도 좋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고 맥이 끊기는 모습들이 자주 나온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타자들이 더 힘을 내서 보여줘야 한다. 무기력한 플레이가 이어지면 상대하는 입장에서 투수들이 더 자신감을 갖게 된다. 18일 LG 구원투수들의 마음도 편해보였다. 그렇게 약점을 보이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kt가 악착같은 모습으로 얼른 분위기를 반전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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