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이지은, 첫 영화로 칸까지…“‘대박’이라고 생각” [MK★인터뷰]

첫 상업 영화 신고식을 치른 가수 겸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소감을 전했다.

이지은은 2008년 아이유로 데뷔해 믿고 듣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연기를 병행하면서 본명 이지은으로 드라마 ‘프로듀사’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이지은은 최근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손을 잡고 첫 상업 영화에 도전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배우 겸 가수 이지은(아이유)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브로커’는 일본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한국 제작사 영화사 집이 제작을 CJ ENM이 배급을 맡은 한국 영화다. ‘브로커’는 국내 개봉 전 제 75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았고, 주연 배우 송강호는 ‘브로커’로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모든 게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칸을 갔다온 건지 모르겠고, 이동시간이 바쁘게 있어서 칸을 구경할 시간은 없었다. 칸인지 한국인지 모를 정도의 바쁜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송강호 선배님 수상때 소름이 돋았다. 이국적이고 저한테 적응 안되는 공간에서 몰래카메라 같기도 하고, 선배님이 무대 위에서 수상소감을 하는 걸 보면서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했다. 정말 신기한 하루였던 것 같다.”



이지은은 첫 상업 영화 도전에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고,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하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일단 수상 불발에 대해 전혀 아쉬움이 없었다. 전혀 아쉬움이 없었고, 처음에 저희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고 나서 평론가 분들, 관객분들의 후기에 대해 다음날 관계자분들이 이야기를 해주셨다. 저희가 찾아보기도 일정이 바빴다. 관계자분들이 이야기해주시는데 연기에 좋은 평이 많다고 해서 그 당시에는 말을 믿지 못했다. 관계자분들이 좋은 말을 해주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번역본을 보고 정말 이런 평이 있구나 싶었다. 칸에 많은 작품이 출품이 되는데 그 중에 제 연기를 인상 깊게 보셔서 너무 신기했다. 그 자체가 감독님의 힘인가 싶기도 했다. 기분은 아주 좋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나는 아저씨’를 감명 깊게 봐 이지은을 ‘브로커’에 캐스팅하게 됐다고. 일본 거장과 첫 작업을 한 소감은 어땠을까. “고레에다 감독님께 개인적으로 많이 배운 것 같다. 대단한 예술가이고, 현장에서 힘든 상황이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도 마인드컨트롤을 하시고, 대하는 모두에게 일관성 있게 평정심 있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조급하지 않은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감독은 모든 현장을 총괄하는데 평정심을 주고, 안정시키는 모습이 항상 감사했다. 평소 감독님의 영화는 대부분 본 것 같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 많으니까. 이 작업이 있기 전부터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보기도 했다. 작품을 보고 공통으로 느낀 점은 생각해볼만한 가치가 있고, 시간이 필요한 주제를 어렵게 다루지 않은 시선, 또 노골적이지 않게 주제를 다루는 게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대박이다’라고 생각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자체가 신기했다.”

이지은은 미혼모 소영 역을 연기했다. 아이 엄마이자 성매매업소 여성인 범상치 않은 소영 역할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을 터. 소영 캐릭터를 위해 중점을 둔 부분은 뭘까. 또 우리 곁에 있을 ‘소영’이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주고 싶은지 물었다.

“처음에는 소영의 정보가 많지 않았다. 따로 소영이의 생각과 살아온 과정을 인터뷰지로 주셨다. 대본보다 인터뷰지를 보고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대본에서는 소영이가 스스로 연민하는 장면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두운 과거에서 힘들었다라던지 크게 없었는데, 인터뷰지에서 조금 더 사실적으로 소영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표현이 되어 있었다. 이걸 과연 표현할 수 있을까, 제 실제보다 나이 어린데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부담감도 느꼈던 것 같다. 안쓰러웠던 순간은 스스로 연민할 시간 조차 여유조차 없다는 느낌이 왔을 때 안쓰러웠다. 수많은 소영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어렵다. 제가 살아보지 않은 삶이라서 감히 제가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아주 단순하게 힘내라는 응원이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해주고 싶은 말이 딱 떠오르진 않는 것 같다. 솔직하게.”

이지은(아이유).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번지듯한 스모키 메이크업, 제멋대로 기른 듯한 머리카락 안에 가닥가닥 염색한 헤어스타일, 히피스러운 복장 등 소영의 외양도 눈길을 끌었다. “거의 대부분 분장팀 실장님이 제안을 해주셨다. ‘라일락’ 활동이 끝나자마자 영화 크랭크인을 했다. 머릿결이 상해있는 상태에서 그걸 살려서 가는 게 좋지 않냐고 생각했다. 머리 기장이 길고 염색도 하고, 탈색모여서 아주 지저분했을 상태였다. 자를 생각을 했는데, 푸석푸석한 머릿결을 살려서 가자고 했던 기억이 있다.”

‘브로커’를 통해 송강호, 강동원과 처음 만남을 가졌다. 각종 플랫폼을 통해 보인 출연진들의 모습이 굉장히 끈끈해 보였다.

“첫 만남이 리딩이었다. 송강호 선배님은 현장에 먼저 일찍 오셨고, 제가 현장 가서 인사드렸다. 이후 강동원 선배님이 오고 이 현장에 있는 게 신기했다. 배두나, 이주영 선배님과 현장 스태프들이 왔을 때 내가 여기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걱정이 됐고.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싶었다. 연기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많이 선배와 후배 입장에서 저는 많이 배웠고, 저보다 어른인 분이니까, 내가 저 나이일 때 저란 어른일 수 있을까 싶었다. 선배님들의 배려와 인격적인 부분에 감동을 했던 기억이 난다. 친해진 계기는 칸에서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촬영하는 내내 선배님들과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고, 칸에서 바쁜 일정이어서 저녁 식사도 많이 하고 그때 유독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칸 가기 전보다 지금 더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같다.”

대선배들과의 연기 호흡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을까.

“가장 어려웠던 신은 강동원 선배님과 촬영한 관람차 신이었다. 장소도 작았고, 다른 스태프분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선배님, 아기, 저, 그리고 촬영 감독님만 들어갔다. 관람차가 돌아가는 동안 해가 지는 시간도 있고, 각각 하루에 주어진 테이크가 있어서 선배님 한 번 저 한 번 이렇게 가야했다. 주어진 시간에 잘해내지 못하면 하루 다시 와서 촬영해야 해서 심적으로 부담됐다. 대사도 길었고, 그래서 어려웠던 것 같다.”

<브로커> 이지은(아이유) 인터뷰.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브로커’는 열린 결말로 어떻게 상상하냐에 따라 다른 결말로 다가온다. 이지은이 생각하는 소영의 그 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그래도 소영이에게 있어서 희망적인 엔딩이 아니었나 싶다. 세상에 지쳐있고 마음에 열지 않았던 인물이고 계획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걸음이라도 세상에 나갈 수 있는 지점이 희망적이지 않았나 싶다. 소영이의 미래가 낙관적이고 희망적이진 않았을 것 같다. 비관하는 순간도 있고 다시 또 숨어야할 수도 있지만, 시도를 하는 점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지막 신을 찍을 때 좋은 마음으로 찍었던 것 같다. 소영이의 삶이 해피해피하진 않겠지만. 소영의 마지막 엔딩이 달려가는 신이었다. 표정이 드러나지 않지만, 표정은 웃음에 가까웠으면 했다. 영화에는 뒷모습만 드러나지만.”

칸 영화제 참석 등 ‘브로커’는 이지은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물했다. 앞으로 배우 인생에서 ‘브로커’는 남다른 의미로 남을 것 같다.

“첫 번째 상업적 데뷔 작품이라는 점이 저에게는 너무 뜻 깊게 남을 작품일 것 같다. 첫 작품인데 불구하고 너무 큰 역할을 맡았고, 누군가에게 있어서 저를 믿어줘서 가능했던 역할이라서 그게 감동이었던 작품인 것 같다.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이 믿어준 자체가 그 사람들의 믿음에 ‘보답하는 연기자가 되어야 해’라고 생각했고, 이후에도 오래오래 채찍질을 할 수 있는 작품일 것 같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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