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대표팀은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초청 2022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필리핀과의 A매치에서 96-92로 역전 승리를 차지, 지난해 여름 2연패 당했던 수모를 갚았다.
승리는 했지만 뒷맛이 그리 깔끔하지는 않았다. 특히 전반을 34-43으로 밀린 건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추일승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이 17일 안양 필리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표팀 감독 데뷔 후 첫 승리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추일승 대표팀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손발이 맞지 않았다. 전반에는 득점해야 할 장면에서 실점을 해버렸다”며 “3쿼터부터 우리 선수들의 3점슛이 살아났고 제공권까지 가져오면서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필리핀의 빠른 앞선을 제대로 잡지 못해 고생할 수밖에 없었다. 수비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점점 나아질 것이다. 지금 선수들의 컨디션도 그리 좋지 않다. 일단 대인 방어부터 천천히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조건 반성만 할 경기는 아니었다. 후반 들어 전반과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준 부분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특히 최준용과 여준석으로 이어진 장신 라인업은 기세 좋던 필리핀조차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추 감독은 “여준석을 포함해 젊은 선수들이 정말 좋은 활약을 해줬다.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하다. 또 오랜만에 홈 경기를 치렀는데 많은 팬 앞에 서니 나도 흥분했다. 얻은 것이 많았다”고 밝혔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추 감독은 줄곧 빅 라인업에 대해 강조했다. 이번 필리핀전에서도 선발 명단은 파격적이었다. 허훈을 제외하면 최준용-여준석-김종규-라건아로 이어지는 장신 선수들이었다. 이후 이대성, 송교창, 장재석, 양홍석 등이 출전하자 사이즈 유지가 가능해졌다.
추 감독은 “우리 한국농구가 살 길은 빅 라인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큰 숙제는 바로 작고 빠른 선수들에 대한 적응력이다. 평소 소속 팀에선 빅맨 수비를 하다가 대표팀에선 앞선 수비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빨리 적응력을 갖춰야 우리의 빅 라인업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