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눈물’, 김광현은 KS 최종전 등판도 OK다

KS 우승이 결정된 지난 세 차례의 경기에서도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이번 SSG의 KS 5차전 극적인 끝내기의 감동만큼은 지난 사례들과는 또 다른 격정으로 다가왔다.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는 SSG 랜더스의 에이스 김광현(34)의 이야기다.

그리고 김광현은 이제 지난 2010년과 2018년 이후 3번째로 KS 6차전 리드 상황에 등판하는 ‘헹가래 투수’로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농담 속에 진심의 농도를 옅게 만들려 했지만, 5차전 선발 등판에 이은 6차전 연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에이스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KS 5차전 극적인 끝내기 승리에 처음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는 김광현은 KS 최종전 등판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SSG는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9회 말 나온 대타 김강민의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극적인 5-4, 1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에서 끝내기 홈런이 나온 것은 이번 김강민의 끝내기 포함 통산 4차례에 불과하다. 거기다 대타 끝내기 홈런은 최초의 사례다. 그만큼 극적인 역전 승리에 한국과 미국야구를 두루 경험한 정상급 선수 김광현도 전율했다.

특히 5차전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면서,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선발 맞대결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죄책감마저 갖고 경기를 지켜봤기에, 더욱 김강민의 끝내기 홈런 승리가 값지게 다가왔다.

그래선지 경기 종료 후 끝내기 영웅 김강민과 함께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인터뷰실로 들어온 김광현은 여러 차례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 인터뷰를 위해 조금 늦게 입장한 김강민을 대신해 ‘조연’을 자처했다. 김광현은 “처음 흔들렸어서 그 부분이 아쉽다”면서도 “올 시즌 동안 문학에선 패전투수가 한 번도 되지 않았다. 그런 좋은 징크스가 좋게 작용해서 잘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짧은 소감을 전한 이후 취재진에게 김강민이 입장하면 ‘박수를 쳐달라’고 유도하며 함박 웃음을 짓기도 했다.

경기 승리 소감을 전하며 깜짝 고백을 하기도 했다. 김광현은 “우승을 4번 하고 큰 경기도 많이 해봤는데 이렇게 눈물 나는 경기는 처음인 것 같다”면서 “(여러 차례 우승 순간) 마운드에 있었어도 기쁨의 미소만 지었다가 오늘은 ‘기쁨의 눈물이 난다’는 게 ‘이런 기분’이란 걸 처음으로 느꼈던 것 같다”며 끝내기 순간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김광현은 “그 정도로 극적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한 이후 “옆에 있는 (김)강민이형에게 뭐라도...이참에 제 마음은 영구결번까지 주고 싶다. 만약 내가 구단주라면 그렇게 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갑작스러운 폭탄고백에 김강민이 고개를 숙이고 민망해하는데도 김광현의 얼굴엔 미소가 떠날줄 몰랐다.

경기 초반 실점으로 리드를 내주면서 경기 내내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렸다는 김광현은 극적인 끝내기로 승리가 확정되자 누구보다 기뻐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자신도 모르게 기쁨의 눈물이 쏟아졌다고. 김광현은 “홈런 직후 바로 눈물이 났다. 사실 오늘정말 마음이 무거웠다. 말로는 ‘5점만 내라’고 얘기했는데 계속 경기가 끌려다녔고, 1회 점수를 줬기 때문에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그게 한 방에 날아갔다”며 경기 내내 졸였던 마음을 전하며 “누구나 그렇듯 ‘우리 팀의 전력이 강하다’고 예상 했기에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 부담감도 그렇고, 오늘 1경기만으로도 죄책감, 불안감, 부담감을 한 번에 날려버린 것 같아서 기쁨의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는 1,2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만원관중이 운집했다. 팬들은 국민애도기간이 종료 된 이후 제한된 앰프 볼륨 속에서도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의 육성 응원으로 SSG 선수단을 응원했다.

김광현은 “앰프가 묻힐 정도로 팬들의 환호성이 커서 정말 기분이 좋다. 마운드에 올라갈때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열정적인 응원을 해주셔서 이 자리에서 팬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김강민 홈런’을 외치는 그 소리에 아마도 (김)강민이 형이 기운을 받아서 홈런을 치지 않았나 싶다”며 팬들의 응원에도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김강민도 계속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시했다.

베테랑의 품격으로, KS 1차전과 5차전 맞대결을 펼친 후배이자 라이벌이었던 안우진에 대한 칭찬과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김광현은 “나도 물집이 잡혀봤는데 한 번 부상으로 내려가서 완벽히 아물려면 최소한 10일 정도는 걸렸던 것 같다”면서 “그런데도 본인 나름의 완급조절이나 집중력 이런 게 떨어지지 않고 잘 던졌다. 키움은 안우진, 이정후라는 MVP급 선수들이 팀을 잘 이끌어나가는 것 같다. 그 선수로 인해서 한국야구가 조금 더 재밌게 발전되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아쉽게 패한 키움의 주축 선수 안우진과 이정후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김광현은 KS 5차전에서 84구 5이닝만을 투구하고 내려왔다. 휴식일 없이 KS 6차전에 곧바로 등판해 피날레를 장식하는 ‘헹가래 투수’가 되는 것은 부담이 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특히 김광현이 지난 SK 와이번스 시절 세 차례 우승 순간에 선발(1회)과 마무리(2회)로 등판했다는 상징성도 고려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다.

‘6차전 등판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김광현은 다시 활짝 웃으며 “(김) 강민이 형 홈런을 위해서라도 대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나갈 때마다 강민이 형이 홈런을 치니까, 그걸 위해서라도 대기해야 하지 않으까 싶다”면서 “강민이 형이 나가기 전에 내가 먼저 나가서 홈런을 치게 해야 되는 건지, 아니면 강민이 형이 홈런을 치고 내가 헹가래를 치든지(웃음)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며 농담 속에 진심을 밝혔다.

그러자 옆에서 이 이야기를 곤혹스럽게 듣고 있던 김강민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나 까진 기회가 안 왔으면 좋겠다. 편하게 벤치에서 기다리면서 ‘파이팅’만 외치고 있다가 하이파이브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김광현은 KS 최종전 등판에 대한 각오를 농담 속에 전했다. 하지만 그만큼 SSG 우승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에이스의 내심도 함께 느껴졌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그러자 김광현은 “그건 감독님의 선택 사항인 것 같다. 아까 교체 때 평소보다 10구 정도 일찍 내려왔다. 내일(6차전)을 생각하셨는지, 7차전을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하셨던 것 같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전하며 추가 등판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다시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자 다시 김강민이 말을 이어 받아 “나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김광현이) 안 던졌으면 좋겠다”고 하자 김광현도 “내가 안 던지고 안 나가서 이기는 게 최고의 그림이죠”라며 다시 웃어보였다.

이내 김강민은 자신의 진심을 다시 부연했다. 그는 “타자들이 이틀 정도 못쳤는데, KS 6차전에선 잘 쳤으면 한다.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몇 있는데, 아까 보니 기운이 다시 올라온 것 같다”면서 “내일은 그 선수들이 잘 할거다. 좋은 결과로 이 자리에 우리 팀 어린 선수가 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강민 자신이 다시 승리 주역이 되는 것이나, 김광현이 긴박한 상황에 다시 투혼을 발휘하며 마운드에 서는 것보다는 KS 4,5차전 다소 부진했던 야수들이 활약해 큰 점수차로 승리를 확정했으면 한다는 바람이었다. KS 우승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김광현을 안쓰러워하는 내심도 읽혔다.

모든 인터뷰가 종료 한 후 인터뷰실에서 퇴장하면서 김광현은 취재진에게 “끝이 없다. 올해도 우승하면 내년에 또 우승해야 하니까”라며 너스레를 섞어 앓는 소리(?)를 했다. 동시에 그만큼 김광현은 언제나 ‘우승에 진심’이란 내심도 읽혔다. 올해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은 물론 이미 김광현의 마음 속엔 2023 시즌 SSG의 우승에 대한 열망도 들어 차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인천=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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