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표범’ 조지 웨아 라이베리아 대통령의 아들인 티모시 웨아(22)가 선제골을 터뜨린 미국과 가레스 베일(33)이 동점골로 64년만에 조국에 월드컵 골을 안긴 웨일스가 무승부를 거뒀다.
미국과 웨일스는 2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B조 1차전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나란히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을 획득한 미국과 웨일스는 6골을 몰아쳐 이란에 승리한 잉글랜드에 이어 B조 공동 2위에 올랐다. B조 최하위는 앞서 2-6으로 대패를 당한 이란이다.
미국이 전반 36분 티모시 웨아의 선제골로 경기 내내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웨일스가 후반 37분 가레스 베일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추가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치열한 승부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전반 36분 선제 터뜨린 티모시 웨아는 라이베리아의 대통령인 조지 웨아의 아들로도 알려져 있다. 조지 웨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1990년대 유럽에서 활약하던 전설적인 공격수. 아들인 조지 웨아는 미국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고, 자연스럽게 미국 국가대표팀을 선택했다.
붉은 용의 전사들 웨일스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무려 64년만에 밟은 월드컵 무대서 골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것도 경기 내내 침묵했던 웨일스의 축구 영웅 베일이 PK를 얻어낸 이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극적이었다.
미국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크리스천 풀리식과 조슈아 사전트, 티모시 웨아가 전방 쓰리톱을 형성하고 중원에는 웨스턴 맥케니-타일러 아담스-유누스 무사가 구성했다. 포백은 안토니 로빈슨-팀 림-워커 짐머만-세르지뇨 데스트가 구성했고 골키퍼로는 맷 터너가 나섰다.
이에 맞선 웨일스는 3-4-1-2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가레스 베일과 다니엘 제임스가 최전방 투톱으로 서고 해리 윌슨이 그 뒤를 받쳤다. 나머지 중원은 네코 윌리엄스-아론 램지-이단 암파두-코너 로버츠가 출전했고 벤 데이비스-조 로든-크리스 메팜이 스리백으로 출전했다. 골키퍼로는 웨인 헤네시가 출격했다.
전반 9분 미국이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웨아가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웨일스의 수비수 조 로든이 걷어내려다 오히려 자책골이 될 뻔 했다. 하지만 웨일스 골키퍼가 헤네시가 이를 잘 쳐냈다.
이어진 전반 10분 상황에서 이번엔 좌측에서 올라온 날카로운 크로스를 사전트가 강력한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가고 말았다.
미국이 이어진 상황 연속해서 경고를 받았다. 전반 11분 윙백 데스트가 13분에는 미드필더 맥케니가 각각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전반 14분 웨일스도 암파두의 슈팅이 나왔지만 빗나갔다.
계속 소강상태였던 경기 전반 29분 미국이 데스트의 슈팅으로 골망을 노렸지만 이번에도 벗어나고 말았다.
잠잠했던 흐름. 그래도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던 미국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35분 공격 역습 전개를 펼친 미국이 패스를 이어 받은 풀리식의 돌파에 이은 감각적인 스루 패스를 연결했다.
그리고 빠른 침투와 쇄도로 이 패스를 이어 받은 티모시 웨아가 전반 36분 파포스트를 노린 정확한 슈팅으로 가볍게 골망을 갈랐다. 미국의 선제골, 스코어 1-0이 된 장면이었다.
이후 양 팀은 추가골을 노렸지만 더 이상의 전반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전 미국이 58%, 웨일스가 29%의 점유을 기록했을 정도로 미국이 전반적으로 주도한 흐름으로 마무리됐다. 슈팅 숫자는 미국이 3회(유효 1회)-웨일스가 2회(유효 0회)였고 패스 숫자도 미국이 362회로 웨일스의 182회보다 크게 앞섰다.
전반전 무엇보다 웨일스는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유의미한 공격 전개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미국 골문을 위협하지 못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웨일스가 득점을 위해 제임스를 빼고 장신 공격수 키퍼 무어를 투입했다. 최전방에 무어가 서고 베일은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해 골을 노렸다.
후반 들어 조금씩 웨일스가 점유율을 되찾아왔다. 기동력과 압박 능력에선 미국에 뒤졌지만 패스를 통해 조금씩 공격을 전개했다. 의외로 미국은 전반전과 비교해 뒤로 물러나면서 소극적으로 경기를 전개했다.
후반 6분 미국의 팀 림이 첫 번째 경고를 받았다. 웨일스는 중원의 램지를 비롯해 좌우 윙백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페널티 박스 안의 무어를 향해 공이 원활하게 이어지진 않았다.
후반 내내 주도권을 내줬던 미국도 후반 16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풀리식이 반대편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이어 받기 위해 골문을 향해 위협적인 돌파를 시도했고, 이를 웨일스가 간신히 태클로 막아냈다.
이어진 후반 19분 웨일스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골문 근처에서 나온 여러 차례 세컨볼 경합 속 혼전 상황에서 데이비스에게 크로스가 연결됐다. 그리고 데이비스가 이를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터너의 선방에 막혔다. 곧바로 후반 20분 이어진 코너킥을 웨일스의 공격수 무어가 헤더로 돌려놨지만 이번에는 골문 상단을 살짝 벗어났다.
분위기를 내준 미국도 긴급히 후반 21분 맥케니를 대신해 팀 에이스인 브랜든 아론슨을 투입했다.
이후 연이어 부상자들이 나오면서 경기 열기가 다시 식고 말았다. 미국은 후반 29분 디안드레 예들린, 켈린 아코스타, 하지 라이트를 투입해 떨어진 에너지 레벨을 보강하려 했다. 웨일스도 후반 34분 부상 우려가 있는 윌리엄스를 대신해 브레넌 존슨을 투입했다.
미국이 대거 교체 멤버를 투입하고도 체력적으로 힘에 부친 모습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그리고 결국 웨일스의 축구 영웅 베일이 역사적인 골로 조국에 동점골을 선물했다. 전반 35분 베일이 페널티박스에서 램지의 감각적인 패스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미국 수비수 짐머만이 베일을 저지하기 위해 백태클을 시도했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것도 베일이었다. 비장한 표정으로 페널티 박스 안에 선 베일은 강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웨일스가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64년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터뜨린 골인 동시에 1-1로 경기 균형을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골이었다.
이후 9분이란 긴 추가 시간이 주어졌지만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양 팀 모두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마무리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