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사내 변호사인 조병규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과 적대적 M&A에 대해 이야기한 가운데, SM 내에서 독립성 유지를 걱정 중이다.
조병규 부사장은 13일 SM 전 직원에게 설명문을 공유하며 “‘경영권 분쟁에서의 경영권’은 의미가 다르다. 상법이나 자본시장법에서 다루는 경영권이란, 이런 경영학적인 경영권이 아니라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를 선임하여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권능을 말한다. 보통의 경우, 1대 주주에 대응하기 위하여 2대 주주와 3대 주주가 연합을 한다, 이런 상황을 보통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고 한다”라고 경영권 분쟁과 적대적 M&A에 대해 말했다.
그는 “작년부터 있어 왔던 제안주주(얼라인파트너스)의 감사 추천, 그로 인하여 선임된 감사의 취임과 활동, 이런 것들은 얼라인이라는 주주와 선생님이라는 대주주 사이의 분쟁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얼라인&현 경영진과 이수만 프로듀서의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발생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2월 7일에 카카오와 에스엠이 사업협력 협약을 맺고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한 일도 마찬가지”라며 “카카오가 9%의 지분을 가지면서 얼라인과 현 경영진 편에 서게 된 것도, 하이브가 선생님 지분을 인수하고 공개매수를 통해 40%에 육박하는 지분을 취득하겠다고 나선 것도 모두 경영권 분쟁의 상황인 것”이라고 짚었다.
적대적 M&A에 대해서는 “공동대표는 에스엠에 현금자산이 넉넉함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무려 9%의 지분을 카카오가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게 했으면서, 하이브가 선생님의 주식을 사고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왜 ‘적대적 M&A’라고 반대 성명을 내었을까”라며 “적대적 M&A란 ‘경영진의 의사에 반하고, 경영진의 협조 없이, 비우호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수합병’을 뜻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경영진’이란, 현재의 공동대표와 같은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아니다. 위에서 설명한 상법/자본시장법에서 다루는 경영권을 행사하는 현재의 대주주와 우호세력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적대적 M&를 시도하는 쪽은 카카오인 것이지 하이브가 아니다. 오히려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대주주의 뜻에 반하여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쪽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을 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 대표이사와 이사회 멤버의 지분은 0.3%라고 한다. 그리고 얼라인의 지분은 1% 남짓이라고 한다. 그러면 1월 20일자 합의를 했던 얼라인과 현 경영진의 지분은 다 모아 봐야 2% 안팎일 것. 그렇다면 현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당연히 자기를 지지해 줄 큰 지분을 가진 주주가 필요하다. 이것이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의 실체”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작년 주총 직후, 이성수 대표는 제게 분명히 말했다. 이성수 대표는 선생님 지분을 처분하는 데 반대하며, 특히 카카오가 선생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더더욱 반대한다고. 그런데 올해 1월에는 선생님과 다른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뒤, 에스엠의 발전을 위해서라면서 카카오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겠다는 이사회 결의를 한다. 그러자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이 딜이 카카오 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평가한다. M&A 사상 전대미문의,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고도 평가한다”라고 강조했다.
조병규 부사장은 얼라인파트너스가 행동주의를 빙자한 이익추구 펀드가 목표라고 꼬집으며 “얼라인은 기본적으로 펀드이다. 펀드는 돈을 버는 게 목표이다. 자기 돈도 아니고, 투자 받은 돈”이라며 “펀드는 어디에든 투자를 했다가 이익실현이 되면 팔고 나가는 엑시트, 현금화가 목표인 비즈니스이다. 얼라인은 자신들의 이익실현을 최대화 하기 위해서는 현 경영진이 유임되고, 카카오가 대주주로 들어오는 것이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고 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무리해서 주식 지분을 사려고 한 이유에 대해서도 “역시 ‘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얼라인, 에스엠의 현경영진과 손을 잡으면, 주식을 일단 싸게 살 수 있고, 힘을 합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고, 그러고 난 후에 대주주로 올라간다는 전략”이라며 “창업자이고 대주주인 사람의 주식을 이런 식의 야합을 통해 희석시키고, 그렇게 하여 제1대 주주를 변경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M&A업계에서는 이것을 전대미문의 적대적 M&A라고까지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선생님이 하이브와 한 계약을 보면, 선생님의 주식가격과 공개매수 주식 가격을 같은 값으로 정하셨다. 이것도 한국 M&A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대주주로서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을 하나도 받지 않고, 주주들에게 그 혜택이 가도록 하신 것”이라며 “개인이 볼 수 있는 이득 수천억을 포기하여 주주들이 받을 기회를 만들어 주신 거다. 카카오가 9만원으로 ‘후려친 가격’을 선생님은 12만원에 모든 주주들이 매도할 수 있게 해 주신 거다”라며 얼라인의 발언들에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병규 부사장은 “에스엠의 최대주주가 하이브가 되든, 카카오가 되든, 그것을 회사에 고용된 임직원들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닐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결정하고 우리가 실행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에스엠의 최대주주가 누가 되든, 에스엠의 정신, 에스엠의 문화, 에스엠의 전통과 유산을 지키는 것은 오로지 임직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다음 달 말 진행되는 SM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통한 경영진 후보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M 새 이사진 후보로 과거 SM에서 근무하며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엑소 등의 비주얼 디렉팅을 담당했던 민희진 현 어도어 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SM 내부에선 하이브의 지분 인수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임직원들이 현 경영진과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것.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SM 라운지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 직원들의 생각을 묻는 투표가 진행됐다.
총 223명의 직원이 참여한 해당 설문조사에서는 ‘이성수·탁영준+카카오’ 86%(191표), ‘이수만+하이브’ 15%(33표)의 결과가 나왔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