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한국->일본->미국, ‘뉴 에이스’가 수만킬로 이동 불사한 이유는?

미국->한국->일본->미국.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에이스 원태인의 최근 2개월 간 행적이다.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해서, 그리고 소속팀과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수만킬로미터의 이동도 불사했다.

원태인 스스로는 야구에 대해 새롭게 깨치고, 다시 한 번 정진하는 계기가 됐다. 그것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고, 대표팀에서는 마운드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에이스 원태인은 시즌 종료 후 미국->한국->일본->미국을 오가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 사진=MK스포츠 DB

원태인은 2019년 삼성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첫해부터 112이닝을 소화하며 4승 8패 2홀드 평균자책 4.82로 가능성을 선보였다. 이듬해인 2020년 6승 10패를 기록한 이후 2021년에는 입단 3년만에 드디어 26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 3.06을 기록하며 내국인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처럼 빠른 성장세를 보여준 원태인의 미래는 더 찬란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는 개인으로는 다소 아쉬운 2022시즌을 보냈다.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65.1이닝을 소화했지만 승수는 10승(8패), 평균자책은 3.92로 떨어졌다.

그렇기에 원태인 개인으로는 시즌 종료 후 절친한 소형준(kt)의 권유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kt에서 뛰었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초대에 응해 미국 마이애미에서 합동훈련을 했다. 특히 데스파이네의 훈련장엔 2020년 내셔널리그 만장일치 사이영상 수상자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강속구 마무리 투수로 명성이 높았던 아롤디스 채프먼(캔자스시티)과 함께 훈련하며 다양한 노하우도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선지 한국->마이애미->오키나와->한국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이동 이후 다시 환승 포함 무려 18시간이 걸리는 대표팀의 미국 애리조나 캠프로 합류하는 원태인의 표정은 밝고 의지에 가득 차 있었다.

14일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 만난 원태인은 “계속 타지나 해외 생활을 하고 있어서 피곤함도 물론 있는데 좋은 일로 인해서 긴 이동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불과 2개월 간 원태인의 여권에는 미국, 일본을 오간 행적이 빽빽하게 남았다. 거기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 전지훈련을 마치면 3월 4일 다시 일본 오사카, 3월 7일 일본 도쿄로 이동해 WBC 공식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역대 가장 많은 이동거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원태인은 “이미 많은 이동을 하면서 적응을 한 것 같다. 미국 가서도 시차 적응을 해야 될 텐데 이미 한 번 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달관한 대답을 전한 이후 “긴 이동을 하다 보니까 ‘잠을 충분히 자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껴서, 휴식 기간이 있을 때마다 충분히 잠을 자면서 기력을 다시 회복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WBC에서 원태인은 박세웅, 소형준 등과 함께 새로운 세대를 이끄는 에이스 후보로 꼽힌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한 WBC 대회 적응이다. KBO리그와 다른 메이저리그의 공을 사용하는 WBC 대회 공인구 적응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을까.

원태인은 “직구 제구는 확실히 KBO 공인구 보다 조금 어렵다는 걸 훈련하면서 느꼈다. 애리조나 캠프에선 제구적인 부분을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면서도 “어떻게 보면 변화구는 WBC 공인구가 조금 더 변화가 많고 컨트롤 하기엔 더 수울한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공인구가 투구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 원태인은 “체인지업은 어떻게 보면 조금 미끌려 지면서 던지는 부분이 있는데, 더 미끄러운 WBC 공인구 사용이 좋은 쪽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도 대표팀 일원으로 활약했던 원태인은 이번 대회 어떤 보직이든 상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사진=천정환 기자

특히 이번 대회 한국은 본선 조별리그 경기에서 일본, 호주, 체코, 중국을 상대하게 된다. 전력상 약체인 체코나 중국전은 물론 전력이 만만치 않은 첫 경기 상대 호주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래야 대회 최강 전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일본과의 경기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은 “낙차 큰 변화구와 종으로 떨어지는 구종을 가진 선수들을 선발했다”며 이번 대회 해당 구종 결정구를 가진 선수들이 마운드의 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그에서 가장 손꼽히는 체인지업을 가진 원태인 역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생각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원태인은 “체인지업 비중을 다시 높여야 할 그런 대회인 것 같다. 지난 시즌에는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는데 WBC에선 슬라이더보단 제일 좋은 체인지업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 소집 직전 세대교체가 크게 이슈가 됐다. 이에 대해 원태인은 “젊은 선수들이 나가서 이제 국제 대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좋겠지만 베테랑 선배들이 뒤를 받쳐준다는 생각만으로도 젊은 선수들에겐 큰 힘이 된다”면서 “그 존재감은 정말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좋은 선배님들이 (든든히) 받쳐주시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들의 패기로 승부 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면서 세대교체의 주역다운 든든한 자신감을 전했다.

동시에 이번 대회는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는 보직 구분 없이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데뷔 이후 대부분 선발로만 뛰어온 원태인이 구원투수로 나올 가능성도 높다.

원태인은 “불펜으로는 경기를 많이 안 뛰어 본게 사실이고, 그래서 과거에는 어려움을 느끼긴 했었다. 하지만 몸 상태가 그때랑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좋은 현재 컨디션을 전한 이후 “어디로 나갈지 모르겠지만 불펜으로 나가게 된다면 그에 맞게 열심히 하겠다. 대표팀은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준비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꼭 잘 적응해서 좋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미국 애리조나 현지에서의 적응도 순조롭다. 18시간의 장거리 이동을 마친 이후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지난 17일 현지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 원태인은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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