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양희종은 어떤 선수였나요?”
안양 KGC 황금기 중심에 항상 서 있었던 남자 양희종. 그는 2022-23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첫 통합우승을 이끈 살아있는 역사의 마지막에 반가운 두 사람이 메시지를 전했다.
이상범 전 DB 감독과 김승기 캐롯 감독은 한때 양희종과 함께 KGC를 KBL 정상으로 이끈 주인공들이다. 이 감독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김 감독은 첫 통합우승을 이룬 기억이 있다.
이 감독은 양희종이 신인이었던 2007-08시즌부터 함께 했다. 처음에는 코치와 선수 관계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감독대행-선수, 그리고 양희종의 군 전역 후에는 감독-선수로 점점 발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2011-12시즌, 이 감독과 양희종은 ‘동부산성’ 원주 동부를 꺾고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루며 최고의 순간을 누렸다.
이 감독은 “(양)희종이는 ‘굉장히 좋은 선수’다. 농구를 잘하는 선수는 많다. 근데 좋은 선수, 훌륭한 선수들은 많지 않다”며 “‘굉장히 좋은 선수’라는 건 농구도 잘하면서 모범이 될 수 있고 또 팀을 잘 끌고 갈 수 있는 선수를 의미한다. 그런 선수가 있는 팀은 결국 우승하게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처음 우승했을 때를 돌아보면 우리 선수들이 정말 어렸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화려하다고 할 수 있지만 대부분 신인이거나 군 전역 후 갓 복귀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을 하나로 뭉쳤던 건 은희석, 김성철과 같은 베테랑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희종이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바라봤다.
2016-17시즌 첫 통합우승, 2020-21시즌 ‘퍼펙트 10’ 전승 우승을 함께한 김 감독 역시 양희종에 대해선 극찬만 가득했다. 그는 “희종이는 내게 있어 아주 특별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10년 가까이 지내면서 우승을 2번이나 했다”며 “같이 지낸 시간 동안 좋은 일, 그리고 좋지 않은 일이 모두 있었지만 좋은 기억이 더 많다. 기회가 된다면 은퇴식 때 찾아가 꽃다발이라도 주고 싶다. 그만큼 희종이는 특별한 존재”라고 말했다.
2010년대부터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던 KGC. 그들이 긴 시간 동안 패배보다 승리에 더 어울렸던 이유는 뛰어난 선수들이 꾸준히 팀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또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비와 허슬을 도맡은 양희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이 감독과 김 감독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 감독은 “희종이와 같은 스타일의 선수는 꾸준히 나와야 한다. 그래야 한국농구도 발전할 수 있다. 팀의 활력소가 되는 선수가 바로 희종이다. 뒤에서 묵묵히 수비하면서 선수들이 흐트러지지 않게 커뮤니케이션을 꾸준히 하는 것.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희종이가 있기에 화려한 농구가 더 화려해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희종이는 많은 지도자와 함께하면서 얻은 경험이 엄청난 선수다.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을 때 가장 잘 빛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문)성곤이가 그 길을 걷고 있지 않나(웃음)”라며 “(희종이는)중요한 순간에 공격이나 수비 포인트를 잡아줄 수 있는 존재였다. 그런 선수는 정말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감독과 김 감독은 곧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할 양희종에게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먼저 이 감독은 “은퇴 후에 지도자 과정을 밟는 것인가?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 물론 아쉽다. 내 제자였던 선수가 은퇴한다는 건 감정적으로 조금 그렇다. 그래도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것 아니겠나.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고 과정을 잘 밟아서 좋은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희종이는 정말 많은 경험을 했고 또 잘 배웠다.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다. KGC에 있었을 때 특정 시기가 오면 감독이 될 친구라고 생각했기에 ‘꼭 도와주고 싶다’고 했던 적도 있었다. 그만큼 잘 배운 선수였고 자질도 충분했다. 은퇴 소식에 조금 놀랐지만 지도자가 되어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100% 확신한다”고 웃음 지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