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1,674일만의 홈 복귀포를 쏘아 올렸다. 그런데 정작 양의지는 다른 곳에서 소름이 돋았다. 바로 김강률와 함께 시즌 첫 호흡을 맞춘 순간이었다.
두산은 5월 1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5대 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주말 위닝 시리즈를 확정한 두산은 시즌 16승 1무 16패로 승률 5할을 회복했다.
이날 1회 말 3득점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한 두산은 5회 말 양의지의 홈런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양의지는 3대 0으로 앞선 5회 말 1사 1루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의 5구째 124km/h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4월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시즌 마수걸이포 이후 나온 홈런에다 올 시즌 홈경기에서 나온 양의지의 첫 홈런이었다. 총 2만 3,750석이 매진된 이날 경기에서 양의지는 짜릿한 홈 복귀포를 때렸다. 두산 소속으로 양의지가 때린 잠실구장 홈런은 2018년 10월 12일 NC 다이노스전으로 무려 1,674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두산은 선발 투수 최승용의 6이닝 1실점 퀄리티 스타트 호투와 함께 박치국(2이닝)과 김강률(1이닝)의 릴레이 무실점 쾌투로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선발 투수 최승용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면서 팀 승리 발판을 만들었다. 박치국이 자기 공을 던지며 2이닝을 책임졌고, 김강률도 첫 등판임에도 깔끔하게 경기 마무리를 해줬다. 양의지는 양의지다. 투수 리드는 물론 결정적인 홈런을 쳐줬다. 1회 중심 타선에서 나온 3득점을 통해 초반 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 수훈 선수로 선정 된 양의지도 취재진과 만나 “확실히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치기가 어렵다(웃음). 계속 홈런을 의식하다 보니까 홈런이 잘 안 나오더라. 최근 상대 투수들의 제구력이 좋아져서 불리한 카운트 상황이 잦았는데 오늘은 고토 코치님과 김주찬 코치님이 앞에서 과감하게 크게 쳐보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는데 히팅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졌다”라며 기뻐했다.
정작 양의지가 가장 소름이 돋았던 순간은 홈 복귀포가 아닌 9회 김강률와 호흡을 맞추는 순간이었다. 김강률은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와 이날 공을 던졌다.
양의지는 “솔직히 (김)강률이가 올라오는데 약간 닭살이 돋더라. 옛날 좋았던 시절이 살짝 생각났다. 2년 전에 NC에서 (이)용찬이가 와서 호흡을 맞출 때랑 비슷한 감정이었다. 강률이도 많이 떨렸다고 하는데 베테랑답게 잘 마무리해줬다”라며 미소 지었다.
두산은 연이틀 타격과 수비에서 깔끔한 경기력으로 주말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다. 베어스 야구다운 경기력이 조금씩 돌아오는 분위기다.
양의지는 “지금은 선배들이 조금 더 힘을 내줘야 할 때다. 어린 후배들이 마운드에서 정말 잘 던져주고 있어서 앞으로 더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을 듯싶다. 베테랑들이 더 노력해서 지금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최근 이틀 동안 타선이나 수비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렇게 상대를 압박하는 두산다운 야구를 하면서 잘 풀어가는 게 필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