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게 제 역할입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유망주 투수 장재영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장재영은 갈산호-서울신월중-덕수고 출신으로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차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내밀었다. 안우진 못지않은 빠른 강속구를 던지는 장재영에게 키움은 무려 9억원이라는 계약금을 선물했다. 이는 역대 고졸 신인 계약금 2위에 해당하는 금액.
그러나 장재영은 프로 무대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문제였다. 2021시즌 19경기에 나섰지만 1패 평균자책은 9.17에 달했다. 사사구는 몸에 맞는 볼 포함 27개, 탈삼진 14개 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많았다. 2022시즌에도 별다른 건 없었다. 14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 7.71에 그쳤다.
그렇다고 해서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건 아니었다. 퓨처스리그 2021시즌 16경기 1승 3패 평균자책 7.24, 2022시즌 13경기 1승 4패 평균자책 5.79에 그쳤다.
올해 장재영은 조금씩 성장의 길을 밟고 있다. 2022시즌 종료 후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 다녀왔다. 이전과는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시즌 개막 후 4월 선발 두 경기서 2패 평균자책 12.79로 안 좋았으나, 퓨처스리그에 다녀온 후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월 세 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는데 9.1이닝 2실점 평균자책 1.93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승리가 없다. 또 선발로 나서 긴 이닝을 소화한 건 아니다. 잘 던지고 있음에도 4이닝을 채운 적은 없다. 예전이었다면 끌고 갔을 수 있겠지만, 내려가는 데에는 홍원기 감독이 생각한 이유가 다 있다. 당장 승리가 아닌, 좋았을 때의 감을 계속 생각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은 몇 승리를 올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한 단계, 한 단계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게 쌓이다 보면 자신의 것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전(17일 한화전)에서도 계획은 4이닝을 깔끔하게 막는 것이었다. 다만 수비 운이 없었다. 그래서 일찍 내려오게 됐는데 3이닝 내용은 괜찮았다. 앞으로 좀 더 기회를 줄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장재영 역시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좋았던 경기 초반의 흐름을 계속 끌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클 터.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단호했다.
홍 감독은 “본인은 더 던지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장재영은 지난 2년 동안 안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이제는 좋은 경험, 좋은 느낌이 있을 때 바로바로 끊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안우진의 조언도 장재영에게 큰 힘이 된다. 안우진도 데뷔 초반에는 장재영과 마찬가지로 프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데뷔 시즌 2승 4패 평균자책 7.19, 2년차 시즌 평균자책이 5.20에 달했다. 그러다 3년차 시즌부터 KBO 무대에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더니 지난 시즌에는 평균자책 1위와 함께 골든글러브 주인공이 되었다. 키움을 넘어 KBO 에이스가 되었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 스태프들의 열 마디 보다도 옆에서 동료들이나 선·후배들이 이야기해 주는 경험담이 몇 번 났다고 보고 있다”라고 했다.
끝으로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은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이 남았다. 2, 3년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좋은 경험만을 쌓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격려했다.
홍원기 감독의 믿음 속에 장재영은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
[대구=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