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몸치인데….”
한국도로공사 아포짓 스파이커 문정원(32)은 2011년 2라운드 4순위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후 단 한 번의 이적 없이 팀을 지킨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4-15시즌부터 주전급 선수로 활약한 문정원은 V-리그 통산 1319점 공격 성공률 34.78% 리시브 효율 48.46를 기록 중이다.
문정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서브 그리고 리시브다. 예리한 왼손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드는 장점을 가진 문정원은 275서브 득점을 기록 중이다. V-리그 여자부 역대 6위에 해당하는 수치. 올 시즌 세트당 서브 0.108개로 주춤하고 있지만, 득점이 나오지 않는 것일 뿐 예리함은 여전하다.
또한 선배 리베로 임명옥과 도로공사 리시브 라인을 지키고 있다. 2017-18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리시브 시도 1000회를 넘겼다. V-리그에서 유일했다. 지난 시즌에도 1182회의 리시브를 받았고, 효율은 56.94%로 높았다. 데뷔 후 가장 높은 효율이었다. 올 시즌에도 리그 리시브 효율 2위에 자리하고 있다.
팬 서비스도 좋고, 도로공사 팬들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는 문정원은 오는 2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3-24 V-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28,223표를 받은 문정원은 여자부 K-스타 공격수 부문 1위로 GS칼텍스 강소휘(26,535표), 현대건설 정지윤(24,774표)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10년 가까이 꾸준한 활약을 펼친 문정원이지만 팬 투표로 올스타전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지금까지 네 번(2014-15, 2016-17, 2017-18, 2018-19)의 올스타전 출전 경력이 있지만 모두 전문위원회 추천으로 나갔다.
16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전을 3-0 승리로 마친 후 만난 문정원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이겨 다행이다”라고 운을 떼며 올스타전 대한 질문을 하자 “주관 방송사 인터뷰에서도 올스타전 질문이 나오더라. 왜 올스타전 질문이 많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이어 “세리머니는 하긴 할 건데 내가 진짜 몸치다. 시키는 건 다 할 텐데, 기대는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도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문정원은 올스타전 서브퀸 콘테스트에도 나설 예정.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올 시즌 서브 기록이 데뷔 후 가장 저조한 기록이지만 예리함은 여전하다. 문정원은 2014-15, 2017-18 스파이크 서브퀸에 오른 바 있다.
문정원은 “예전에는 모 아니면 도로 때렸다. 인 아니면 아웃일 정도로 경기를 좌지우지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러면 안 된다. 미스를 줄이려고 한다. 날카롭게 넣자는 생각만 하고 있다”라고 했다.
페퍼저축은행전 1세트에는 행운의 서브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조금 더 날카롭고 부담 없이 서브를 구사해야 한다는 게 문정원의 생각. “그때는 내 손이 내 손이 아닌 것 같았다. 득점을 올린 게 다행이었다. 미스 없이 구사를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또 자신 없게 넣으면 상대에게 찬스를 제공하는 꼴이니 부담이 된다.”
공격, 서브에서 주는 기여도는 줄었어도 리시브는 여전히 리그 최고다. 53.14%로 임명옥(53.8%)에 이어 리그 2위. 공격에서도 더 힘이 되고자 세터 이윤정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기분 좋은 승리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게 된 문정원.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그리고 사랑하는 조카를 보며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후 올스타전에서 팬들과 함께 하며 알찬 시간을 보낸 뒤 오는 30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재개되는 흥국생명과 경기를 통해 다시 달린다.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