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리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열일’하고 있는 배우다. 그는 2024년의 포문을 ‘외계+인’ 2부로 열었다.
‘외계+인’ 2부는 지난 2022년에 개봉한 ‘외계+인’ 1부의 속편으로,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김태리는 극 중 신검을 마침내 손에 넣게 되고,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기 위해 썬더(김우빈 분)를 찾아 나서는 이안 역을 맡았다.
‘외계+인’ 2부가 공개된 소감을 묻자 김태리는 “1부가 흥행 면에서 아쉽기도 했지만 감독님의 노력과 시간들을 알아서 슬픈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우리에게 중요한 건 2부다’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열심히 감독님을 응원해드렸다. 2부를 보면서 많은 비밀이 풀리고, 관객이 감독님에게 기대하는 색깔이 충분히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배우로서도, 관객으로서도 굉장히 만족하면서 봤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김태리는 데뷔 연차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남달랐다. 그럴 것이 영화 ‘아가씨’ ‘1987’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 ‘악귀’ 등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
그는 “우선 운이 좋은 거 같다”며 “작품을 고르는 시점에 좋은 작품이 찾아오는 게 가장 크다. 그리고 저는 시나리오를 먼저 보는 편”이라며 “그 다음 맡을 캐릭터를 생각하면서 전작에서 연기한 캐릭터와 어떻게 다른지를 통해 매력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외계+인’ 시리즈는 어떤 매력으로 다가왔을까.
“‘감독 최동훈’이라고 쓰여 있는 시나리오가 제 손에 들려있다는 것 자체로 감격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신기했고 너무 행복했다. 개인적으로 감독님 팬이었고, 배우가 된 이후부터는 당연히 ‘언젠가 함께하고 싶다’고 꿈꾸던 감독님이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는 더 좋아졌다.”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 시리즈를 ‘운명’의 이야기라고 꼽는다. 김태리도 “‘외계+인’ 2부는 인연에 관한 이야기다. 감독님과 인연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답했다.
특히 김태리는 상대 배역인 배우 류준열과 ‘리틀 포레스트’에서 만난 후 두 번째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류준열은 얼치기 도사 ‘무륵’ 역을 맡아 김태리에게 힘을 주기도 하면서 장르가 잠시 멜로로 전환되기도 했다.
“영화 이후에도 꾸준히 만나면서 서로의 속사정이나 고민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런 사람이 영화 촬영 현장에 함께 있는 것 자체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선배님들께도 너무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작품은 특히 너무도 좋은 선배님과 함께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인터뷰 자리에는 조금 더 멜로가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저는 간질간질하고 설레는 포인트가 충분히 담겨 있다고 생각이 든다. 다음을 기대하게 되는 상상을 자극하는 부분까지 보여준 거 같다. 이 점이 영화가 끝난 후에 관객들에게 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김태리는 ‘외계+인’을 통해 와이어 액션을 선보인 바. 힘든 점이 없었는지를 묻자 김태리는 “액션 연기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다. 와이어는 너무 재미있었다. 다만 엔딩에 모두와 헤어져야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별을 몇 명이랑 하는지 모르겠다. 감독님에게 ‘저 어디에 집중해야 될지 모르겠어요’라고 물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외계+인’ 2부 마지막 장면은 도사들이 전부 모여 외계인을 무찌른다. 그 과정에서 흡사 마블의 어벤져스가 연상되기도 한다.
“기회가 되고 마음이 동하는 것이 있다면 ‘난 한국에서만 할 거야’라기보다는 ‘외국 배우는 어떻게 작업할까’라는 이런 궁금증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작업할 의향도 있다. 늘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태리에게 앞으로 배우로서의 목표는 없을까.
“매번 달라지는 거 같다. 어떨 때는 배우와 제가 완전히 한 사람이었다가 어떨 때는 분리가 되기도 한다. 지금은 일과 저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기 같다. ‘외계+인’을 시작할 때만 해도 현장에 가면 막내인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 드라마 현장에선 또래 중 나이가 가장 많다. 막내에서 언니가 되어가는 그런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이 시기에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워서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김현숙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