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돌아온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투수 오승환, 백정현, 김대우 및 타자 강한울, 김헌곤 등 베테랑 선수들을 제외했다. 2024시즌 전력에서 배제하는 제외의 의미가 아니었다. 다 이유가 있었다.
오키나와 출국 전 박진만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은 팀에 오래 있었기에, 훈련보다는 자기 루틴으로 몸을 만드는 게 효과적이다는 건의가 있었다. 베테랑 선수들은 훈련 잘 하면서 1군 캠프 중반이나 후반쯤에 합류할 것”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캠프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났다. 일찌감치 일본 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젊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지켜보고, 또 5선발 찾기 등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베테랑 선수들이 하나둘 1군 훈련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전했던 김헌곤이 합류했고, 이성규도 마찬가지. 베테랑은 아니지만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망주 홍무원도 퓨처스 캠프가 아닌 1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오승환의 합류 날짜도 정해졌다. 19일이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MK스포츠와 이야기를 나눈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 선수는 19일에 합류하는 걸로 결정했다”라며 “최근에 베테랑 선수들과 식사를 했는데 오승환의 몸이 더 좋아졌더라. 겨울에 몸을 잘 만들었다. 합류해서 투구하는 모습을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2005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이후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일본과 미국에서 뛰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KBO 무대를 누빈 오승환. 지난 시즌 종료 후 데뷔 첫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삼성과 2년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4억+8억) 등 총액 22억원의 조건에 사인하며 삼성에 남았다.
KBO 통산 668경기에 출전하며 41승 24패 17홀드 400세이브 평균자책점 2.06를 기록 중이다. 2023시즌에는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와 KBO리그 최초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한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2023시즌이 부진한 시즌이라 말하는데, 58경기 4승 5패 3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3.45로 불혹을 넘긴 선수의 기록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전반기 2승 3패 2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4.80으로 부진했지만 후반기 2승 2패 20세이브 평균자책 2.20. 특히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14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서는 3년 연속 30세이브와 함께 KBO 최초 400세이브 금자탑을 쌓았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 선수가 힘든 상황에서도 버텼다. 다리 쪽에 약간의 부상이 있었는데 참고 던졌다. 결과적으로는 보기 안 좋게 나왔다. 예전에 발목 안 좋았던 부분이 종아리 쪽까지 연결이 되면서 힘을 많이 못 실었었다”라며 “아무래도 베테랑의 숙명인 것 같다. 팀 분위기가 좋으면 몰라도,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참았던 것 같다. 지금은 상태가 좋다. 올해는 훨씬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오승환뿐만 아니라 베테랑 4선발 백정현, 전천후 김대우도 합류를 준비한다. 백정현은 2022시즌 24경기 4승 13패 평균자책 5.27의 부진을 딛고, 2023시즌 18경기 7승 5패 평균자책 3.67로 부활에 성공했다. 8월 26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게 아쉬웠을 뿐. 김대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2년 총액 4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삼성에 잔류했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 선수와 함께 김대우, 백정현도 합류를 한다. 다만 20일에 퓨처스팀이 닛폰햄과 연습경기를 가진다. 몸 상태가 괜찮으면 백정현과 김대우는 경기를 뛰고 올 수도 있다. 상황을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보다 투수 자원이 풍부해졌다. FA 김재윤-임창민을 데려왔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최성훈과 양현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김태훈 등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박진만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박 감독은 “작년이랑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작년에는 불펜이 힘든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계획적으로, 또 전략적으로 불펜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여유가 생겼다”라고 미소 지었다.
오키나와(일본)=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