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제들’, ‘사바하’ 등 오컬트 장인으로 불리는 장재현 감독이 ‘파묘’로 돌아왔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파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장재현 감독과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이 자리에 참석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다.
출연 배우들은 입을 모아 ‘감독’ 그리고 시나리오에 대해 극찬을 보였다. 출연 이유에 대해 유해진은 “시나리오가 좋으면 선택하는 편이다. 오컬트 장르를 해본 적도 없고 장인인 감독님의 연출이 어떨까 싶었다. 또 구현됐을 때 어떻게 만들어질까 호기심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고은은 “저도 맨 처음에 받았을 때 감독님의 시나리오라고 해서 오컬트 장르를 영화관에서 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전작을 다 봤었고, 대본에 쓰여져 있는 게 어떻게 표현될지 상상하면서 봤다. 민식 선배님이 캐스팅된 상태였고, 합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귀해서 하게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감독님 때문에 했다”라며 “전작들도 너무 잘 봤고 무엇보다 우리가 살면서 알게 모르게 스며있는 민속 신앙, 지금은 미신이라고 치부하기도 하고. 터부시되는. 너무 저평가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인간이 나약해질때마다 신의 존재, 신앙에 대해 생각하지 않나. 이걸 감독은 질문을 던지고 애정을 대하는 것 같다. 저 사람 왜 저런 문제에 매달리나. 사고방식도 좋지만 영화 만듦새가 촘촘하고 구멍이 없는 게 매력적이었다. 좋다고 생각할 때 (제안이)들어왔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저는 역할에 대한 가치관이나 철학, 이 영화에서 던지는 메시지도 좋았지만, 제가 조감독이라고 생각하고 크랭크인과 크랭크업까지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궁금했다.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힘이 느껴져서 굉장히 대단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감독은 “파묘라는 소재를 생각하면서 풍수지리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땅과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이상하게 한곳에 모이더라. 영화에 녹여보려고 했는데, 도드라지게 넣기보다는 캐릭터 활동에 녹이고 그게 중심이면서도 도드라지지 않게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노력했다”라며 히든 키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파묘’를 준비하면서 코로나를 겪고 극장용 영화에 고민하면서, 사람들이 더 극장에서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화끈하게 만들게 됐다. 직관적이면서 육체파적인 화끈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무속신앙 외에 역사를 다룬 점에 대해서는 “‘파묘’를 수십번 따라다니면서 무덤을 파고 뭐가 있을까 생각했다. 과거에 잘못된 뭔가를 꺼내서 깨끗이 정리하는 느낌이 받더라.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상처가 많다. 그걸 ‘파묘’하고 싶었다. 그걸 재미있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귀띔했다.
원혼, 정령 등 허구와 현실을 넘나드는 부분에 대해서도 스포되지 않은 선으로 설명했다. 감독은 “이 질문이 영화를 만드는 내내 작품을 쓰는 내내 고민이 많았던 지점이다. 사실 한발자국 더 나가고 싶었다. 재미있는 유령 영화를 만들면 만듦새가 좋겠지만, 불편해도 한발자국 더 나가고 싶었다. 브릿지로 뱀 같은 것만 봐도 완충작용을 하려고 했다. 생각해보면 뱀파이어, 미라 영화를 보는데 왜 옆나라에서 오는 건 잘 이해하려고 했다. 저는 한발자국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관객들이 선입견 없이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영화 속 시선을 사로잡는 공간을 찾기 위해 공을 들였다는 감독은 “제작팀과 연출팀도 그렇고 좋은 장소를 찾아다녔다. 저는 그림에 집착하기보다 첫 로케이션을 가서 찍었을 때 배우들이 ‘이런 곳을 어떻게 찾았어?’라고 하면 저는 술술 풀리더라. 배우들이 현장에 왔을 때 ‘상상한 곳이랑 다른데?’라고 하면 뭘 해도 안되더라. 배우들에게 소품도 공간도 ‘이야’할 때 반은 먹고 들어가서 신경을 쓰게 되더라”라고 강조했다.
김고은은 “굿 장면은 하루전날에는 전체 리허설을 다같이 했고, 당일날에는 감독님과 스태프들의 배려로 카메라 4대로 촬영이 이뤄졌었다. 촬영 감독님 4분이서 촬영을 했고, 하루 안에 끝낼 수 없는 분량이었는데 하루만에 촬영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라고 굿 장면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따로 준비한 것은 굿 할 때 퍼포먼스를 선생님들과 연습을 많이 했다. 체력적으로는 하루만에 촬영할 수 있어서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끝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옆에서 지켜봤다던 유해진은 “고은씨가 말은 편하게 하는데 정말 짬짬이 시간날 때마다 경문을 외우지, 현장에 오신 무속인분들을 쫓아다니면서 레슨받지. 배우들은 내가 저 역할을 하면 어떨까 생각을 하는데, 그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제가 했다면 피말리는 연습을 해야겠다, 걱정의 시선으로 많이 본 것 같다”라고 첨언했다.
최민식은 “정말 저러다가 뭔 일 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라이브로 봤을 때 몰입도는 대단했다. 여러분이 직접 영화를 보셨겠지만, 물리적인 몸의 힘듦보다 배역의 철저하게 몰입하는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너무 감동적이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고, 화끈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하며 “극장에서 아무런 선입견 없이 즐겨주셨으면 좋겠고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파묘’가 관객들을 극장으로 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묘’는 오는 22일 개봉.
[삼성동(서울)=김나영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