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요소 ‘인연’을 그린 ‘패스트 라이브즈’가 한국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자리에는 셀린 송 감독, 배우 유태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이 함께 했다.
특히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뤘으며 지난 20일 현재 전 세계 72관왕, 212개 부문 노미네트라는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셀린 송 감독은 “정말 감사하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됐을 때 영광이고 데뷔작으로써 정말 꿈만 같다. 너무 영광이고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또한 유태오도 영국 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인연이라는 요소를 서양 관객들에게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멋진 글을 읽었다. 그게 감동이였고 마지막 신에서 인연이 남는 그런 여운이 너무 좋았었기 때문에 적어도 결과에 떠나서 관객들도 이 영화를 보면 감수성이 느껴지지 않았나 싶었다. 그게 느껴져서 좋은 성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영화 ‘기생충’, ‘미나리’에 이어 한국 문화를 담은 작품으로 전 세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한국계 캐나다인 감독 셀린 송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이다.
셀린 송 감독은 “이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고, 이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는 어느날 밤에 한국에서 놀러온 어린 시절 친구와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가 술을 마시게 됐다. 제가 이 두 사람이 언어가 다르니까 언어가 둘 다 되는 사람으로써 해석을 해주다가 제 자신의 아이덴티티와 스토리를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패스트 라이브즈’는 이민자의 이야기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시간이나 공간에서 다른 과정으로 가는 이민을 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이 영화랑 특별한 관계가 있는 거 같다. 이 영화를 보면 누구든지 관계 사실 바뀐다고 생각하고 한가지 답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영화에는 한국어로 ‘인연’이라는 말을 쓰고, 그 의미를 친절하게 대사로 알려줘 놀라움을 자아냈다. 셀린 송 감독은 “남녀주인공의 관계는 ‘인연’이라는 단어로밖에 설명이 안돼 영화에 넣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인연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한테 아는 사람이 설명해줌으로써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어느 나라에 가서 보여줘도 인연이라는 단어를 알고 극장에서 나온다. 인연이라는 게 한국어지만 이 인연의 감정과 느낌은 전세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다. 그 감정의 이름이 없었던 것 뿐이다. 그래서 해외 간객들이 그 단어를 단숨에 이해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정 자체를 제가 느끼기에 솔직하게 얘기해야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만들었다. 영상미는 제가 영화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게 되면서 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견한 거 같다. 제가 첫 영화 데뷔작을 하면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지 배우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태오는 갑자기 떠나버린 첫사랑 나영을 그리워하는 해성을 연기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해성이에 대해 “제 개인적으로 다국적인 문화 배경이 있겠지만 다른 점에 집중하기보다는 배우로서 어떤 캐릭터를 맡게 되면 공통점을 찾게 된다. 제 개인 삶에서 15년간 무명의 시절을 보낸 시간이 해성이한테 공통점을 찾은 요소인 거 같다. 상황을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한이 맺힌 슬픈 마음을 끌어올렸다. 그것이 녹아들어가서 멜랑꼴리한 것을 살린 거 같다”며 “나머지는 준비 하는 동안에 감독님한테 연출 노트를 받아가면서 현장에서 치고 받으면서 호흡을 한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 한번쯤 올 수 있는 것도 어려운건데 결과적으로 개인적으로도 그런 거 같다. 왜냐하면 해성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인연이라는 요소를 이해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제가 제 일을 공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교과서에서 나오는 아주 기술적으로 연기를 접근했다면 이 작품 이후에는 제 개인 삶이 개인 철학과 제 위치와 여기서 남아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
[한강로동(용산)=김현숙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