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싶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다 보면 작년보다 더 좋은 기록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문현빈(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목표는 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8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이강철 감독의 KT위즈를 15-2로 꺾었다.
1일~20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뒤 22일부터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진행 중인 한화는 이로써 오키나와 입성 후 첫 승을 올리게 됐다. 앞서 한화는 한신 타이거즈 2군(5-9 패), 삼성 라이온즈(5-5 무승부)와 경기를 치렀지만, 1무 1패에 그친 바 있다.
6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한 문현빈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3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리며 한화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문현빈이 가장 빛난 순간은 3회말이었다. 한화가 3-1로 앞선 1사 2,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문현빈은 KT 좌완 박세진의 공을 노려쳐 1-2루 간을 빠져나가는 안타를 쳤다. 이때 KT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는 공을 뒤로 흘렸고, 전력질주를 멈추지 않은 문현빈은 홈까지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경기의 흐름이 한화로 향하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만난 문현빈은 “한국에 있는 프로팀과 경기를 했는데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며 3회말 상황에 대해서는 “치자마자 주자가 있는 상황이어서 빠르게 뛰었는데, 수비수가 놓치는 바람에 계속 뛰었다. 그런데 김재걸 (3루 주루) 코치님께서 팔을 돌리셨다. 그래서 홈까지 뛰게됐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2023년 2라운드 전체 11번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문현빈은 지난해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중견수와 2루수를 오간 그는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428타수 114안타) 5홈런 49타점을 올리며 두각을 드러냈다. 올 시즌에는 주로 2루수로 출전할 전망.
문현빈은 “지난해보다는 (2루 수비에) 확실하게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저 스스로도 안정감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김우석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계속 대화를 하다 보니 작년보다는 준비가 잘 돼 있다”며 “(김우석 코치님께서) ‘공을 잡고 천천히 하라’고 하셨다. ‘급하다 보면 놓칠 수도 있다. 천천히 해도 다 잡을 수 있으니 천천히 하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2루수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2루수가 편하지만 딱히 2루수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올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외야도) 준비하고 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존재감을 보인 문현빈은 시즌 후 펼쳐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다. 이 경험은 그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문현빈은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자신감적인 면에서 많이 얻었던 것 같다. 딱히 많은 경기를 나가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하지는 않았지만 눈으로 본 것만 해도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며 “한일전 했을 때 일본 선수들은 우리와 나이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여유가 있었다. 경기력 면을 봐도 저보다 뛰어났다.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과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느꼈던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야구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류현진의 복귀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류현진은 KBO리그 190경기(1269이닝)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을 써냈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을 거치며 186경기(1055.1이닝)에 출전해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를 작성했다.
문현빈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볼 때마다 신기한 것 같다. 초등학교 때 다저스에서 뛰시는 것을 보고 꿈꾸면서 야구를 했다”며 “같은 팀에서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류)현진 선배님이 던지고 제가 수비를 하면 그때 실감날 것 같다”고 전했다.
어느덧 스프링캠프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이번 스프링캠프는 문현빈에게는 두 번째 경험이기도 하다.
그는 “(일정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확실히 뭔가 계획을 세우고 하다 보니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며 “작년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지난해에는 첫 환경이다 보니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려 한 것도 있었고, 뭔가 복합적인 게 많았는데 올해에는 야구에만 계속 집중할 수 있었다. 분위기도 한 번 느낀 적이 있어서 심적으로 좀 여유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끝으로 문현빈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싶다. 저는 작년에도 (수치 상의) 목표를 가지고 하지 않았다”며 “올해는 준비가 더 잘 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경기에 출전하다 보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기록이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오키나와(일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