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시범경기라지만, 투수가 난타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을 허용하면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경쟁을 해야하는 입지라면 더욱 그렇다.
시범경기에서 반등에 성공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우완 고우석이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고우석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캑터스리그 홈경기 7회초 등판,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1이닝 무실점 기록했다.
이틀전 LA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서 1/3이닝 5실점으로 최악의 부진을 경험했지만, 이틀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고우석은 “계속 좋아지는 과정”이라며 자신의 투구를 돌아봤다. “포수가 내는 사인 대로 던지면서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려고 하고, 코너웍을 신경쓰며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봤다”며 이날 투구에서 집중한 내용에 대해 말했다.
이어 “초반에는 카운트 싸움을 빨리 가져가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스윙을 이끌어내자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설명을 덧붙였다.
에인절스 타선에게 난타를 허용하고 지난 이틀간 그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그는 “계속 더 좋아지려고 생각했다”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맞으면 기분이 안좋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는 메이저리그다. 타자들이 승부를 계속 걸면 맞아나가는 상황에서는 계속 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개막 로스터 자리에) 들어가려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맞으면서 배운다’ 이런 말이 상황에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맞지 않고서는 모르는 것도 있다고 생각했다. 맞은 것은 맞은 것이고, 다른 생각 안하고 ‘이 타자들이 이런 것은 질짜 잘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영상 보면서 계속 공부하고 집중했다.”
실투를 맞는 것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이곳 타자들이 힘이 더 세기에 맞으면 더 멀리 나가는 느낌은 있지만, 한국에서도 몰리는 공이 나오면 변함없이 맞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경험들을 살리며 ‘어떻게하면 이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날 등판을 끝으로 그는 애리조나 캠프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는 “정신없이 보낸 거 같다. 그런 순간에서도 내것을 찾으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컨디션이 더디게 올라오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라며 캠프를 결산했다.
이어 “조금 늦더라도, 시작을 조금 다른 곳에서 하더라도 내 페이스를 잘 찾으면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LG트윈스 시절 마무리 자리를 보장받았다가 새로운 팀에서 경쟁에 나선 그는 “다른 부분도 많이 느꼈고, 스스로 배운 것도 있다. 한국에 있을 때 신인 시절 자리가 없을 때 생각도 나는 거 같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나서부터 시작이다’라는 자기 암시를 걸면서 준비하고 있다”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크게 배운 것으로는 “선수들의 루틴”을 꼽았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태도, 그리고 공을 던질 때의 훈련 방향에 대해 많이 배웠다. 타자와 승부도 많이 다른 거 같다. 투수들도 공격적으로 승부하는데 타자들도 더 공격적인 거 같다. 그런 것을 피부로 느꼈다. 이런 것들이 조금 더 나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되려면 나도 더 좋은 공을 던져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만, 개막로스터 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31명의 선수중 26명 만이 서울시리즈에 참가한다. 팀코리아, 그리고 LG와 시범경기중 한 경기 등판해 최종 테스트를 치를 예정이다.
아는 타자들을 상대로 최종 점검에 나설 그는 “타자와 승부도 중요하지만, 내 공을 던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거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에 간다는 설렘보다는 잘 쉬고 컨디션을 끌어올려야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찬물 더운물 가릴 처지가 아니다”라며 시차적응 걱정도 사치라고 밝힌 그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은 시간말고는 약이 없다. 잘 쉬고 한국에서 경기하며 좋은 공을 뿌려야할 것”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피오리아(미국)=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