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이라고 봐주는 건 없었다. 샌디에이고 투수 고우석이 팀 소속 공식 경기 첫 세이브를 ‘친정’ LG 트윈스를 상대로 달성했다. 3점 차 리드 상황에서 2점 홈런까지 맞으면서 추격을 허용했기에 머쓱한 결과였다. 이 상황을 지켜본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의 표정도 다소 굳었다.
고우석은 3월 18일 고척돔에서 열린 LG와 서울시리즈 스폐셜매치 9회 말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LG를 맞이해 주전 라인업을 모두 가동했다. 샌디에이고는 보가츠(2루수)-타티스 주니어(우익수)-크로넨워스(1루수)-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프로파(좌익수)-로사리오(3루수)-히가시오카(포수)-메릴(중견수)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LG 선발 투수 임찬규를 상대했다.
샌디에이고 선발 마운드 위에는 최근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딜런 시즈가 올라갔다. 임찬규가 1회 초 샌디에이고 상위 타선을 ‘KKK’로 돌려세운 가운데 시즈는 1회 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다.
김하성이 ‘고척의 왕’ 귀환을 알렸다. 김하성은 2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 임찬규의 6구째 77.9마일 체인지업을 통타해 비거리 127m짜리 대형 좌중월 선제 2점 홈런을 날렸다. 2020년 10월 7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이후 1258일 만에 고척돔에서 김하성이 쏘아 올린 홈런이었다.
반격에 나선 LG는 김하성과 같은 유격수 포지션인 오지환의 홈런으로 추격에 돌입했다. 오지환은 2회 말 1사 뒤 상대 선발 투수 시즈의 7구째 88.1마일 커터를 공략해 비거리 124m짜리 우중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1점 차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또 김하성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하성은 6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바뀐 투수 정우영을 상대했다. 김하성은 정우영의 7구째 87.1마일 싱커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몸쪽으로 살짝 빠지는 볼을 풀스윙이 아닌 기술적인 타격으로 타격해 담장을 넘긴 ‘어썸 스윙’이었다.
샌디에이고는 7회 초 무사 1, 3루 기회에서 타티스 주니어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5대 2까지 달아났다. 추가 득점에 실패한 샌디에이고는 9회 말 고우석을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렸다. 실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일찌감치 고우석의 등판을 예고했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선두타자 박해민과 상대했다. 불과 지난해까지 팀 동료였던 박해민과 승부에서 고우석은 단 2구 만에 잘 맞은 중전 안타를 내줬다. 고우석은 후속타자인 신인 김현종과 상대해 4구째 87.4마일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LG 벤치는 김현수 타석에서 대타 이재원을 기용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고우석은 초구 볼을 기록한 뒤 2구째 던진 94.9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이를 놓치지 않은 이재원은 비거리 120m짜리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장면을 지켜본 실트 감독의 굳은 표정도 중계 카메라에 순간적으로 잡혔다.
점수 차는 5대 4 단 한 점차로 줄었다. 고우석은 후속타자 손호영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88.7마일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바운드 된 공이었지만, 손호영의 방망이가 끌려 나왔다. 고우석은 마지막 타자 구본혁을 3루수 직선타로 유도해 가까스로 경기를 매듭 지었다.
고우석은 이번 현지 스프링캠프에서 5경기(4.1이닝)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자책 12.46으로 다소 부진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서울시리즈 마운드, 게다가 친정팀과 승부에서 세이브 상황 9회에 올리는 실트 감독의 배려가 있었지만, 고우석은 9회 내내 불안한 투구 내용으로 진땀 세이브를 거뒀다. LA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개막전 마운드에 고우석이 오를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 분위기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