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한화 이글스)이 KBO 복귀전에서 패전을 떠안았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2-8로 패했다.
이로써 한화와 LG는 각각 1패, 1승을 안고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이번 경기는 또한 류현진의 KBO리그 정규시즌 복귀전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류현진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한 것은 지난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4188일 만이었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류현진은 2012년까지 KBO리그 190경기(1269이닝)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써낸 뒤 2013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손을 잡으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이어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을 거치며 빅리그 통산 186경기(1055.1이닝)에 출전해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올린 그는 올해 초 한국 복귀를 택했다.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두 차례 불펜 피칭과 한 차례 라이브 피칭을 가진 류현진은 7일 자체 청백전을 통해 복귀 후 첫 실전 경기를 가졌다. 이후 12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5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 등 두 차례 시범경기 등판을 거쳤고, 개막전 마운드에 서게 됐다.
류현진이 KBO리그 개막전 마운드에 선 것은 지난 2012년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368일 만이자 통산 6번째(2007년, 2008년, 2009년, 2011년, 2012년, 2024년)였다.
다만 불안 요소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류현진이 가지고 있는 개막전 징크스. 그는 앞선 5차례 개막전 등판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5.81에 그쳤다.
그리고 이날도 류현진은 제구가 흔들리며 LG를 상대로 고전했다. 팀 타선과 수비진의 도움도 전혀 따르지 않았고, 그렇게 류현진은 복귀전에서 첫 패전을 떠안게 됐다.
한화는 투수 류현진과 더불어 정은원(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2루수)-김강민(중견수)-하주석(유격수)-최재훈(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LG는 이에 맞서 박해민(중견수)-홍창기(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디트릭 엔스.
류현진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말 박해민(유격수 땅볼)과 홍창기(유격수 땅볼), 김현수(좌익수 플라이)를 차례로 묶으며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했다.
한화 타선은 2회초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노시환의 볼넷과 채은성의 중전 안타로 무사 1, 2루가 만들어졌지만, 문현빈(3루수 땅볼)과 김강민(유격수 병살타)이 침묵하며 득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찬스를 살리지 못하자 류현진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2회말 오스틴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오지환에게 볼넷을 범했다. 이어 문보경은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했지만, 박동원과 문성주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2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에서 그는 신민재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2실점을 떠안았다. 박해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이끌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한화 타선의 빈공도 계속됐다. 3회초 하주석의 우익수 방면 2루타와 최재훈의 우전 안타로 무사 2, 3루가 이어졌으나, 정은원이 2루수 내야 플라이로 돌아섰다. 다행히 후속타자 페라자가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쳤지만, 안치홍(3루수 땅볼)과 노시환(삼진)은 모두 범타로 돌아섰다.
다행히 류현진은 3회말 안정을 찾는 듯 했다. 홍창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김현수에게는 볼넷을 내줬지만, 오스틴(1루수 파울 플라이), 오지환(1루수 땅볼)을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그러나 한화는 4회초 공격에서도 원하는 만큼의 득점을 뽑지 못했다. 채은성의 중전 안타, 문현빈의 볼넷, 김강민의 우전 안타로 무사 만루가 연결됐으나, 하주석이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최재훈이 밀어내기 사구를 얻어냈지만, 정은원과 페라자가 각각 2루수 땅볼, 삼진에 그쳤다.
결국 류현진은 4회말 들어 무너졌다. 문보경(1루수 땅볼)과 박동원(유격수 땅볼)을 돌려세웠지만, 문성주에게 볼넷을 범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신민재를 2루수 땅볼로 이끌었지만, 2루수 문현빈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2사 1, 3루에 봉착했다. 이후 류현진은 박해민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세 번째 실점을 떠안았다.
위기는 계속됐다. 박해민의 2루 도루로 2사 2, 3루에 몰린 류현진은 홍창기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후 김현수에게도 안타를 맞자 한화는 이태양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태양이 승계 주자들에게 홈을 내주지 않으며 류현진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류현진의 이날 최종 성적은 3.2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 2자책점. 총 86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패스트볼(45구)과 커브(18구), 체인지업(14구), 커터(9구)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측정됐다.
LG는 이후에도 한화를 더욱 압박했다. 5회말 오지환의 좌중월 안타와 2루 도루, 문보경의 진루타로 만들어진 1사 3루에서 박동원의 3루수 땅볼을 틈타 오지환이 홈을 파고들었다. 7회말에는 문보경의 우전 안타와 박동원의 볼넷, 문성주의 2루수 땅볼로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신민재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기세가 오른 LG는 8회말 김현수의 볼넷과 대주자 최승민의 2루 도루에 이은 오스틴의 우중월 1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화는 류현진과 더불어 이태양(1.1이닝 1실점)-김기중(0.2이닝 무실점)-한승혁(0.1이닝 무실점)-이민우(0.2이닝 1실점)-한승주(1.1이닝 1실점)가 차례로 등판했다. 페라자(4타수 2안타 1타점)와 채은성(4타수 2안타)은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LG 선발투수 엔스는 초반 난조를 딛고 6이닝 7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하며 한국 무대 첫 승을 수확했다. 최고 구속은 152km. 이후 김진성(1이닝 무실점)-박명근(1이닝 무실점)-이우찬(1이닝 무실점)이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타선도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11안타 8득점으로 확실한 지원사격을 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