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카리스마’ 김주성 감독의 복수혈전 예고, 그는 13년 전 KCC·6년 전 SK에 받은 아픔 잊지 않았다 [MK인터뷰]

“SK, 그리고 KCC 모두 인연이 깊은 팀들입니다. 조금 세게 이야기한다면 복수혈전, 복수하고 싶네요(웃음).”

지난 2일 서울 올림픽 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이날 원주 DB의 김주성 감독은 정규리그 1위, 그리고 감독상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일단 여유가 넘쳤다. 김주성 감독은 서울 SK와 부산 KCC가 혈투를 벌일 것을 예상하고 또 기대했다. 현장에서도 6강 시리즈가 길어질 경우 결국 DB만 좋아진다는 걸 알고 있는 상황. 그렇기에 김주성 감독은 여유가 넘칠 수밖에 없었다. 쉽게 끝날 시리즈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주성 DB 감독은 올 시즌 반드시 통합우승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사진=KBL 제공

그렇다고 해서 여유만 부린 것이 아니다. DB가 이번 봄 농구에서 치를 첫 경기는 15일, 약 2주 정도 남았다.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미 플랜을 세워둔 상황. DB는 1주차, 2주차 플랜이 분명하고 이에 맞춰 4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예정이다.

DB가 KCC보다 SK를 더 까다로워한다는 소문도 있다. SK의 전력도 경계 대상이겠으나 그보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SK에 4승 2패로 앞선 DB였지만 2패 모두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당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잠실학생체육관 원정에선 승리했지만 1점차였을 정도로 대접전이었다.

김주성 감독은 이에 대해 “그렇다, 아니 그랬었다(웃음). 그래도 마지막 경기를 통해 잘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또 그런 부분을 신경 쓰면 끝이 없다. 우리 선수들은 어려움과 위기를 이겨내는 힘이 있다. 분명 잠실학생체육관에서의 어떤 부분 때문에 긴장감은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김주성 감독은 SK와 KCC 중 누가 올라오더라도 동기부여가 확실한 상황이다. KBL 최고의 선수이자 ‘리빙 레전드’인 그에게 챔피언결정전에서 아픔을 준 팀이 바로 SK, KCC이기 때문이다.

가장 오래된 건 KCC다. 2010-11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KCC를 만난 김주성 감독은 혈투를 벌였지만 결국 2-4로 패배했다. 무려 13년 전의 일이다. 이후 DB와 KCC가 봄에 만나지 못하며 복수의 기회조차 없었다.

SK도 마찬가지. DB는 2017-1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2-0으로 앞서다 2-4로 역전 허용, 또 준우승에 그쳤다. 이때의 김주성 감독은 은퇴를 앞둔 노장이었지만 최선을 다했고 마지막까지 코트를 지켰다.

김주성 감독은 “SK나 KCC 모두 인연이 깊은 팀들이다. 조금 세게 이야기하자면 복수혈전, 한 번 복수하고 싶다(웃음). 전희철 감독님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또 전창진 감독님은 선수 시절 나의 은사님이시다. 플레이오프에서 함께 섰을 때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고 또 느껴보고 싶다”고 전했다.

6년 전 은퇴 전 마지막 경기에서 쓸쓸히 퇴장한 김주성 감독, 그는 6년 전과 다른 올해를 바라본다. 사진=KBL 제공

SK, 그리고 KCC에 대한 복수만큼 김주성 감독에게 더 큰 동기부여가 되는 건 바로 원주 팬들이다. 원주는 농구를 대표하는 도시이며 그 중심에는 김주성 감독이 있었다. 2002년부터 2018년까지 함께했고 이후에는 코치, 감독으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김주성 감독은 원주 팬들에게 갚지 못한 빚이 있다. 바로 우승이다. DB의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16년 전인 2007-08시즌이다. 김주성 감독은 당시 KBL 역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정규리그-올스타전-챔피언결정전 MVP)을 달성, 팀을 최고의 자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DB는 이후 4번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렀음에도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항상 김주성 감독이 있었다. 큰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김주성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팬분들이 내게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너무 빨리 감독이 된 건 아닌지, 또 성적이 부진하면 내가 다칠까 걱정해준 분들도 많았다. 그런 부분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사명감 하나로 이번 시즌을 죽기 살기, 밤낮 가리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해왔다”며 “이번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다. 사명감을 안고 걱정해주시는 만큼 내가 더 쏟아부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 칭찬, 질타 모두 좋다. 그렇게 한 발 더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김주성 감독은 “선수 시절 마지막 우승이 통합우승이었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다시 한 번 도전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꼭 역사를 쓰고 싶다”며 확신의 미소를 지었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DB가 통합우승을 차지한 날. 김주성 감독은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KBL 제공

방이(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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