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애타게 기다리는 건 다름 아닌 여름 장마다. 두산은 6월 17일 기준으로 시즌 73경기를 소화하면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이 됐다. 그만큼 마운드 과부하 현상도 분명히 있기에 이 감독은 어린 투수들에게 꿀맛 같은 휴식을 부여하기 위한 빗줄기를 기다린다.
두산은 시즌 40승 2무 31패로 리그 3위에 위치했다. 1위 KIA 타이거즈, 2위 LG 트윈스와 경기 차는 각각 2경기와 0.5경기다. 올 시즌의 반환점을 돈 가운데 두산은 ‘+9승’의 승패 마진을 기록했다.
이승엽 감독은 반환점을 돈 팀 성적표에 대해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 감독은 “원래 보유한 팀 전력만큼 성적이 나와야 한단 생각이 항상 있었다. 지난해보다 어린 선수들이 크게 성장했기에 지금 성적이면 좋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모두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이 시즌이 남았다. 팀 선발 로테이션과 타격 컨디션이 좋을 때는 한 번 치고 올라갈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선두권 경쟁에서 ‘4강권’을 형성한 가운데 매일 매일 순위가 바뀔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한 흐름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 감독은 지금 순위가 전혀 의미 없다고 바라본다.
이 감독은 “물론 경기가 끝나고 순위를 안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신경은 전혀 안 쓴다. 당장 지금 순위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다. 경기력과 부상 선수를 점검하면서 매일 매일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게 더 중요하다. 사실 순위는 10~20경기 정도 남았을 때부터 봐야 할 듯싶다. 매일 매주마다 바뀌는 지금 순위는 전혀 의미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신경 쓰이는 건 오히려 순위보다는 날씨다.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단 뜻은 곧 우천 취소 경기가 가장 적었단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불펜 투수들을 포함한 마운드 소모도 가장 심했다.
이 감독은 “어린 투수들이 특히 잘해주고 있지만 사실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닐지 걱정도 든다. 우리 팀 경기 취소 숫자가 가장 적은 데다 시소게임이 잦아서 자주 등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부분에서 빨리 장마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재충전할 시간을 얻을 수 있다”라며 기대했다.
물론 미리 경기를 많이 치른 것에 대한 이점은 시즌 막판 잔여경기 편성에서 이점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우천 취소가 많았는데 시즌 막바지에 강팀들과 8연전을 펼치면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바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기에 무리한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올해는 초반에 KIA 등 강팀들과 경기를 많이 치른 게 나중에 나쁘게 작용하지는 않을 듯싶다. 시즌 막판 경기가 띄엄띄엄 있으면 필승조 투수들도 무리 없이 경기에 나갈 수 있기에 괜찮을 것”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실제로 기상청에서 6월 말부터 7월과 8월까지 긴 장마가 예보된 가운데 이 감독이 바라는 대로 두산에 달콤한 장마 휴식이 부여될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