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이 들어올 때가 됐습니다. 저희 드라마가 맵습니다. 같은 시간 지루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2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진창규 감독을 비롯해 박형식, 허준호, 이해영, 홍화연 등이 참석했다.
‘보물섬’은 2조 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 분)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인생 풀 팅 복수전이다. 2017년 ‘돈꽃’으로 안방극장에 ‘돈과 욕망’의 신드롬을 일으킨 이명희 작가가 집필을 맡고, ‘군검사 도베르만’으로 연출력을 자랑했던 진창규 감독과 의기투합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자신에게 있어 ‘보물’은 ‘보물섬’이라고 밝힌 진창규 감독은 “이명희 작가가 준 힘 있고 재미난 대본의 디테일을 살리면서 재미가 배가 될 수 있도록 찍었다”며 “‘보물섬’이라는 작품이 저의 보물로 남기 위해 16부까지 긴장을 뗄 수 없고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형식과 허준호라는 세대를 넘는 ‘안티 브로맨스 케미’는 ‘보물섬’에서 앞세우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박형식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생이 나락에 빠진 뒤 대산그룹을 손에 넣겠다는 야망 하나로 복수를 시작하게 되는 남자 ‘서동주’ 분하며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기존의 따뜻하고 부드러웠던 이미지를 벗고 냉철한 매력을 선보이게 될 박형식은 작품 선택의 이유에 대해 “그동안 ‘로코’로 인사를 많이 드렸고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굉장히 야망적이고 욕심이 많고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았다”며 “여기에 허준호, 이해영 등 선배들과 함께 만나서 연기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모두 잘 다 모여서 하게 돼서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 같다”고 털어놓았다.
서동주 역에 왜 박형식이어야 했을까. 이에 대해 진창규 감독은 “10년 전, 박형식이 배우가 아닌 제국의 아이들로 가수를 할 때부터 눈여겨봤었다. 이후 박형식이 연기를 시작했고, SBS ‘상류사회’를 연기했었는데, 그때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그때도 변신이 있었는데, 이를 좋게 봤었다”며 “‘보물섬’의 대본을 보면서 박형식이 단번에 떠올랐다. 작가님과도 이야기하고 제작사와 이야기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박형식이 ‘남성적인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을 듣게 됐다. 만약에 박형식이 연기변신을 한다면, 저와 같이 ‘보물섬’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서 접근했다”고 고백했다.
박형식이 연기하는 서동주는 그야말로 ‘피, 땀, 눈물’을 동시에 흘리는 인물이다. 피갑칠 분장을 비롯해 다양한 액션신을 소화하게 된 박형식은 현장에서의 고충에 대해 “신체적도 그렇지만 심리적으로도 절대 가볍지만은 않았다. 이번에 내가 이런 역할을 이런 감정을 소화할 수 있을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된 작업이었다. 선배들과 감독님께서 잘 도와주셔서 잘 찍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동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베테랑 배우 허준호 역시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로 돌아온다. 권력과 부, 모든 것을 가진 비선 실세 ‘염장선’을 연기한 허준호는 이번 캐릭터를 그간 자신이 연기한 배역 중 가장 악랄한 빌런으로 꼽은 바 있다.
허준호는 ‘보물섬’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작품 보다 사람”이라고 밝혔다. ‘보물섬’의 제작사 대표들이 직접 방문, 출연을 제안하자 대본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힌 허준호는 “회사에 갔는데 20년 전 친구들 둘이 앉아 있더라. 추억에 뭉클했다. 20년 만에 나를 또 찾아오네 싶었고 대본 보는 것보다 친구들의 마음이 더 동했다. 감사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다만 ‘또 다시 악역’이라는 것에 “대본을 받고 나서는 아차 싶었다. 내가 왜 한다고 했지부터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싶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처음 집중을 위해 말을 안 하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했는데, 저 스스로가 그걸 깼다. 제가 너무 힘들어서 말로 풀었다. 할을 해내고 나서도 닭살이 돋고 내가 해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드니 그걸 감추기 위해 박형식을 괴롭히고 이해영 후배를 괴롭히고, 감독님 잡고 수다쟁이가 된 거 같다. 대본과 끝나는 날까지 씨름을 해던 것 같다”고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허준호는 함께 작업을 했던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박형식과 이해영, 홍화연 뿐 아니라 우현(차강천 역), 김정난(차덕희 역), 도지원(지영수 역), 홍수현(차국희 역), 권수현(염희철 역) 등의 배우들을 언급한 허준호는 “주옥같은 배우들이 같이해서 좋았다. 특히 우현씨, 기대해도 좋은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들이 쏴주는 ‘보물섬’의 연기가 있어서 기대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자신과 함께 ‘안티 브로맨스 케미’를 선보이게 된 박형식과의 연기 케미에 대해 “박형식이 아주 고생했다”고 극찬했다. 박형식이 제국의 아이들이었던 시절 LA라디오 방송에서 처음 만난 적이 있다고 밝힌 허준호는 “당시 기억에 남은 멤버가 박형식이었다”며 “이번에 남자가 돼서 나타난 박형식을 보는데, 첫날 내가 대사 NG를 낼 정도로 변해있더라. 어린 아이가 아닌 남자로 만나서 반가웠고, 촬영 하면서도 형식이에게 안 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형식은 허준호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극중 염장선이 있는 공간이 있다. 거기서 대면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허준호 선배님의 얼굴을 보자마자 고양이가 털을 곤두세우듯 소름이 머리끝까지 돋았다. 그때 선배님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며 “더 나이가 들면 저 아우라와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순간이었다. 좋았고 많이 배웠다”고 후기를 전했다.
극중 태산그룹 회장 차강천의 맏사위 허일도를 연기하는 이해영은 “박형식과 허준호가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본을 받았다. 박형식과 작품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고, 허 선배와는 작품에서 한 번 만났는데 호흡이 길지 않아서 아쉬웠던 적이 있다. 이번 작품에서 길게 호흡을 할 수 있는 역할이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며 “연기 외적으로도 대본에서 2조원의 행방이 궁금해지더라”고 설명했다.
100대1의 경쟁을 뚫고 여주인공으로 낙점된 홍화연은 자신을 뽑아준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멋진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시는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떨리는 소감을 밝혔다.
진창규 감독은 홍화연을 여자 주인공으로 선정한 이유에 “사실은 ‘100대1’ 이상이었다.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저희 드라마가 가지는 비극적이고 딥한 느낌과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오디션에서 신 하나를 읽혔는데 정말 잘 소화했다. 연기적인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보물섬’은 좋은 성적을 이어왔던 SBS 금토드라마의 흥행 계보를 잇게 된다. 특히 전작인 ‘나의 완벽한 비서’는 마지막회에서 12.0%(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안방극장의 뜨거운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 ‘나의 완벽한 비서’의 후속작으로 흥행 계보를 이어갈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이해영은 단번에 “자신 있다”고 답했다.
이해영은 “‘보물섬’은 이야기가 그렇게 어렵지 은데다, 빠른 속도감이 있다. 인물들의 이야기와 서사, 성격, 인물들이 하고자 하는 일들이 시청자에게 재밌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빠른 이야기의 전개와 속도감이 어우러져서 분명히 재밌는 드라마로 인사드라ᅟᅵᆯ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허준호는 ‘보물섬’을 ‘매운 맛’으로 비교하며 “매운맛이 들어올 때가 됐다. 저희 드라마가 맵다. 같은 시간 지루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했다”고 고백했다. 박형석은 “‘보물섬’을 각자의 인생의 목표라고 비유할 수 있다. 각자의 보물섬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고 작ㅍ무의 기대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SBS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은 21일 밤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