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광주 FC 이정효 감독의 진심이다.
광주는 3월 12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 비셀 고베(일본)와의 맞대결을 벌인다.
광주는 5일 고베와의 ACLE 16강 1차전에서 0-2로 졌다. 광주가 ACLE 8강에 오르기 위해선 12일 홈 경기에서 3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 2골 차로 앞선 채 정규 시간(90분)을 마치면 연장전으로 돌입한다. 연장전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8강에 오를 팀을 결정한다.
1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정효 감독의 이야기다.
Q. 고베와의 ACLE 16강 2차전 잘 준비했나.
경기 준비는 전술적으로 잘 된 듯하다. ‘준비가 잘 됐다’고 해서 경기가 계획대로 되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도 우리가 준비한 대로 풀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일은 세 가지 정도가 필요하다. 첫째는 ‘용기’다. 시도를 더 해야 한다. 결과를 떠나서 1골이라도 넣어야 한다.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두 번째는 ‘용맹함’이다. 상대와 더 강하게 부딪히고 밀어붙여야 한다. 그런 힘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몰입’이다. 경기에 더 집중해서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은 확실하게 해야 한다.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잘 움직인다면, 그래도 우리의 자존심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고베가 리그 스테이지 7경기에선 9실점(14득점)을 내줬다. 광주는 고베와의 두 차례 맞대결 모두 0-2로 졌다. 울산 HD도 홈에서 치른 고베와의 ACLE 리그 스테이지 맞대결에서 0-2로 졌다. 고베 수비진을 뚫는 데 어떤 어려움을 느꼈나.
‘고베 수비진을 어떻게 뚫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가 못했으니까 못 뚫은 거다. 앞서서 말했다시피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야 한다. 딱 1골이라도 넣어야 한다. 공을 상대 골문 안에 집어넣고 싶은 생각뿐이다.
Q. 득점을 위해서 용기, 용맹, 몰입을 이야기했다. 선수들에게 전술적으론 어떤 움직임을 강조했나.
망설이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준비한 대로 풀어가면서 틈이 보이면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 만약 우리의 과감함이 상대 역습으로 이어진다면, 모든 선수가 조직적으로 압박해 줘야 한다. 여기에서도 용맹함이 필요하다. 또 경기 상황에 따라서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경기에 100% 집중해야 한다. 몰입이 필요한 경기다.
Q. 고베 요시다 타카유키 감독이 ‘tvN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게 있다. 전반전 빠른 득점, 아사니 집중 마크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맞는 말한 것 같다. 참 안타깝다. 아사니만 잡으면 되니까. 우리 팀엔 아사니 외에도 헤이즈, 박인혁, 박정인, 오후성, 이강현, 박태준 등 좋은 선수가 많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앞서 말한 부분을 잘 인지한다면 아사니에 대한 집중 마크를 분산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골 결정력은) 우리의 큰 약점이기도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치를수록 개선해 가고 있다.
음... 생각해 보니 참 열받는다. ‘아사니 말고는 선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약간 무시하는 듯하다. 내국인 선수가 있어서 외국인 공격수가 득점할 수 있는 거다. ‘아사니만 막는다’고 하니 광주의 감독으로서 우리 선수들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난다. 물론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만... 선수들과 다시 공유해서 전투력을 좀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Q. 리그 일정이 바뀌면서 5일 고베 원정을 마친 뒤 일주일을 쉬었다. 일주일 동안 어떻게 준비했나.
포항 스틸러스전이 뒤로 밀렸다. 잘 된 것 같다. 선수들이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최경록이 내일 경기에 나설진 모르겠지만 몸 상태를 많이 회복했다. 팀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연기된 22일 포항전엔 가브리엘이 복귀할 것이란 희망이 있다. 이전까진 주말, 주중 경기를 치러왔다. 포항전 연기로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우리 팀에 부상 선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우린 한 명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누구 하나 빠졌다고 해서 무너지지 않는다. 내일 한 번 해보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부딪혀 보겠다.
Q. 고베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골이 없었다. 선제골이 아주 중요할 것 같은데.
고베와 두 번 붙었다. 둘 다 0-2로 졌다. 우린 고베를 상대로 유효 슈팅 하나 시도하지 못했다. 감독으로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창피했다. 내일 경기에선 승패와 관계없이 어떻게든 골을 넣고 싶다. 고베가 얼마나 강한 팀인진 모르겠지만 해보겠다. 광주는 한국을 대표해서 ACLE 16강에 오른 팀이다. 꼭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Q. 고베와의 앞선 두 차례 맞대결은 모두 원정이었다. 홈에서 고베를 상대하는 건 처음이다.
팬들은 우리 선수들과 함께 내게 큰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분들이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우리가 어떻게든 고베 골문을 열기 위해 준비했다. 내일은 경기장을 찾아주신 분들에게 재미난 경기, 골이 나오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광주=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