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세요’ 가사 의미까지 알고 있어” 울산 루빅손의 미소···“상대 팬들이 이 노래 부를 땐 속이 정말 쓰리다” [MK인터뷰]

8월 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 제주 SK의 경기. 신태용 감독이 울산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경기였다.

신 감독에게 기분 좋은 승리를 안겨준 이가 있었다. 울산의 간판 외국인 선수 루빅손이었다. 루빅손은 후반 12분 윤재석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아 왼쪽 공격을 책임졌다. 루빅손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7분엔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신 감독의 데뷔전 승리이자 울산이 12경기 만에 울린 값진 승전고였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아주 오랜만에 ‘잘 가세요’가 울려 퍼졌다. 루빅손은 외국인 선수지만, 이 노래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루빅손은 “가사의 의미까지 잘 알고 있다”며 환히 웃었다. 루빅손과 나눈 이야기다.

울산 HD 루빅손. 사진=이근승 기자
루빅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루빅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제주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무려 12경기 만에 승리다.

승리해서 기분이 좋다. 신태용 감독님이 오셔서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했다. 새 출발을 기분 좋게 해서 더 좋은 듯하다.

Q. 신태용 감독에 관해서 이야기를 들은 게 있었나.

신태용 감독님이 오시기 전부터 국제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 외국인 선수들도 축구계 소문을 듣는다(웃음). ‘신태용 감독님이 오실 수도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겪어봐야 아는 거다. 그 사람의 취향이나 스타일 등을 어느 정도 알아두는 건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깊이 파고들어서 선입견을 품는 건 경계한다. 시작이 좋다. 감독님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하신다. 제주전 승리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하겠다.

울산 HD 신태용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울산 HD 신태용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긴 시간은 아니지만, 함께해본 신태용 감독은 어떤 지도자 같은가.

5일 함께했다. 어떤 감독도 이 짧은 시간 안에 마술을 부릴 순 없다. ‘첫 시작이 좋다’는 건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거다. 새로운 감독께서 새로운 메시지를 잘 전달해 주신 듯하다. 앞서서도 말했지만, 신태용 감독님이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고 계신다. 선수들에게 자신감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우린 더 좋아질 거다.

Q. 제주전에서 결승골을 넣었지만, 골 세리머니를 제대로 못했다. 에릭이 골 세리머니를 했다. 아쉽진 않은가.

골을 넣고 손에 힘을 있는 힘껏 쥐었다. 그걸로 충분하다. 팀을 승리로 이끈 득점이다. 누가 넣은 골이든 좋은 거다.

Q. 비디오판독(VAR)으로 골 장면을 오랫동안 확인했다. ‘골’이라고 확신했나.

골이 들어가는 순간엔 골인가 싶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골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VAR 확인 시간이 길어졌다. VAR 확인이 길어지면, 골일 가능성이 크다. 예상대로 골로 인정됐다.

루빅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팬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루빅손. 사진=이근승 기자

Q. 김판곤 전 감독이 있을 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신태용 감독 체제에선 어떨 것 같나.

신태용 감독님과 그 부분에 관해선 나눈 이야기가 없다. 나는 어떤 포지션에서든 뛸 준비가 되어 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어느 위치든 상관없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신태용 감독님은 ‘내가 왼쪽에서 공격적으로 임할 때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고 보신 듯하다. 결과로 보답한 것 같다.

Q.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선 승리가 유력시될 때 ‘잘 가세요’란 노래가 울려 퍼진다. 울산을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로서 그 노래의 의미를 알고 있나. ‘잘 가세요’란 노래를 들을 때 어떤 기분인가.

처음엔 이 문화가 진짜 신기했다(웃음). 모든 관중이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응원하는 것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잘 가세요’란 노래를 잘 안다. 가사의 의미도 알고 있다. 우리 팬들이 ‘잘 가세요’를 부를 때 아주 행복해하신다는 게 느껴진다. 오늘은 새롭게 출발하는 날이었다. 우리 팬들이 그런 날 ‘잘 가세요’를 불렀다. 어느 때보다 흥이 나는 듯했다.

우리가 한동안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팬들의 목소리에 ‘이 노래를 간절하게 부르고 싶었다’는 마음도 전해졌다.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경기하다 보면 지는 날이 있지 않나. 상대 팬들이 ‘잘 가세요’를 부르는 것도 알고 있다. 그 경우 팬들도 속상하겠지만, 외국인 선수인 나도 속이 굉장히 쓰리다. 우리 팬들만 ‘잘 가세요’를 부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울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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