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티브이로 보던 선수들과 함께한다. 영광이다. 그 선수들 사이에서 나만의 강점을 보이고자 모든 걸 쏟아내겠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서민우(27·강원 FC)의 각오다.
대한축구협회(KFA)는 8월 29일 “페예노르트 미드필더 황인범이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9월 미국 원정 소집에서 빠진다”며 “대표팀은 서민우를 대체 발탁한다”고 전했다. 한국은 내달 7일 미국, 10일 멕시코를 차례로 상대한다.
서민우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서민우는 동아시안컵 3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서민우가 유럽 리거가 포함된 대표팀에 합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민우와 나눈 얘기다.
Q.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대체 발탁은 전혀 생각 못했다. 운이 많이 따르지 않았나 싶다. 행복하다.
Q. 대표팀 핵심 중의 핵심인 황인범의 대체 선수로 뽑혔다. 홍명보 감독이 서민우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뜻 같은데.
25일 대표팀 명단 발표 자리에선 내 이름이 없었다. 솔직히 아쉬웠다. 하지만, 그날 딱 하루 아쉬워했다. 다음날부터 소속팀 경기 준비에 집중했다. ‘꾸준한 경기력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서 다음번 소집 땐 꼭 대표팀으로 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표팀 발탁 여부와 관계없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주목도가 큰 A매치 2연전이다. 대표팀을 위해 모든 걸 쏟아내겠다.
Q. 유럽 리거가 포함된 최정예 대표팀에 합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항상 티브이로 보던 선수들과 함께한다. 동경하던 선수들과 땀 흘릴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하지만, 그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으로 만족할 생각은 없다. 미국에서 내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오겠다. ‘서민우란 선수가 대표팀에 꼭 필요하다’는 걸 계속 증명해 나갈 것이다.
Q. 옌스 카스트로프, 백승호, 박진섭, 김진규 등과 경쟁해야 한다. 자신 있나.
누군가를 의식하진 않는다. 경쟁자의 장점을 어설프게 흉내 내지 않을 거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있다. 홍명보 감독께서 나를 대표팀으로 부른 이유도 그것일 거다. 내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겠다. ‘서민우가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걸 증명하겠다.
Q. 어떤 점을 가장 보여주고 싶나.
수비 시엔 터프함과 단단함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 공격 시엔 빠른 전진성을 보여드릴 거다. 공을 심플하게 처리하면서, 전진하는 능력이다. 대표팀에서 살아남으려면 자기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야 하지 않나 싶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최대한 집중하겠다. 그게 대표팀을 위한 것이라고 본다.
Q. 미국, 멕시코를 차례로 상대한다. 상대하는 팀에서 꼭 만나고 싶었던 인물이 있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님을 만나보고 싶었다. 내가 태어나서 미국 땅을 밟아보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잘 준비하겠다. 당장은 3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리그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포항전을 마치면 미국, 멕시코의 최근 경기들을 철저하게 봐야 할 것 같다.
Q. 올해 동아시안컵을 기점으로 서민우의 축구 인생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그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내 축구 인생이 새롭게 시작된 순간이다. 나는 동아시안컵에서 어떻게든 내 존재를 각인시켜야 했다. 모든 걸 쏟아낸 대회였다. 다시 기회를 잡았다. 과거는 과거다. 나는 계속 증명해야 하는 선수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모든 걸 쏟겠다. 훈련장에서부터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Q. 오늘 대표팀 대체 발탁 후 강원 직원들에게 커피를 샀다고 들었다. 지난번에도 커피를 사지 않았었나. 대표팀 될 때마다 직원들에게 커피 사는 건가.
당연히 사야지. 우리 강원 직원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신다. 직원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주시는 덕분에 우리가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거다. 늘 감사한 마음이다.
Q. 동료들한테도 커피를 산 건가.
오늘 오전 팀 훈련이 있었다. 동료들에겐 내일 커피를 살 계획이다.
Q. 강원 정경호 감독이 해준 말이 있을까.
정경호 감독께서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감독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올여름 군 복무를 마치고 강원으로 돌아왔다. 정경호 감독께선 내 장점을 극대화해 주신다. 감독님 덕분에 내 장점이 더 빛나는 것 같다.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