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록(30·광주 FC)은 2013년 6월 독일 FC 장크트파울리 유소년 팀에 입단했다. 이듬해엔 성인팀 계약을 맺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최경록은 장크트파울리, 카를스루어 SC에서 경험을 쌓았다. 최경록은 2023년 6월까지 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최경록은 2024시즌부턴 광주의 핵심으로 K리그1에서 맹활약 중이다.
최경록은 독일 시절 옌스 카스트로프(22·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뛰어본 경험이 있었다.
카스트로프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다. 카스트로프는 2003년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카스트로프의 출생지는 독일 뒤셀도르프다.
카스트로프는 9월 한국 축구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국외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가 한국 남자 성인 대표팀에 뽑힌 최초의 사례다.
‘MK스포츠’가 8월 30일 제주 SK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던 최경록과 나눈 이야기다.
Q. 2025 코리아컵 결승 진출의 기쁨은 좀 나누었나.
제주전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웃음). 그래도 팀 역사상 최초 코리아컵 결승 진출이다. 리그에서 많이 못 뛰던 선수들이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에서 아주 좋은 활약을 해줬다.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온 힘을 다해 일군 성과가 아닌가 싶다. 당장은 리그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코리아컵 결승전까지 온 힘을 다하며 나아가겠다.
Q. 광주가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보여줬듯이 토너먼트에서 더 강해진 듯하다.
토너먼트란 게 지면 끝이다. 1경기에 모든 걸 쏟아내서 결과를 내야 한다. 우리가 강해진 것 같다. 특히 리그 경기를 거듭할수록 단단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리그에서 쌓은 경쟁력이 토너먼트에서 빛을 발하는 게 아닌가 싶다.
Q. 이정효 감독은 코리아컵 결승 진출 후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경기력에서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이정효 감독께서 그 부분에 관해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셨던 것 같다. 하지만, 감독님이 그걸 말로 다 표현하셨던 건 아니다. 감독님이 선수들을 생각해서 많이 참아주신 것 같았다. 감독님이 분위기를 띄워주려고 해주셨다.
Q. 광주의 한 시즌을 놓고 보면 힘든 일이 많았다. 어려운 상황 속 계속해서 성과를 내고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
우린 한 선수에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광주는 ‘팀’이다. 모든 선수가 하나로 똘똘 뭉쳐서 뛴다. 서로가 동료들을 위해 한 발씩 더 뛰려고 한다. 이정효 감독께서 늘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는 게 우릴 더 강하게 만드는 것 같다.
Q. ACLE를 치르면서 더 단단해졌다는 것도 느끼나.
ACLE를 치르면서 확실하게 느낀 게 있다. 세상엔 축구 잘하는 선수가 아주 많다. 강한 팀도 셀 수 없이 많더라. 우린 세계적으로 봤을 때 자그마한 팀에 불과하다. 1, 2경기 잘한다고 해서 절대 만족할 수 없는 이유다. 아시아 최고의 무대를 경험하면서 세상이 넓다는 걸 확인했다. 모두가 더 큰 무대에서 더 뛰어난 팀을 만나려면, 지금보다 땀 흘려야 한다는 걸 안다. ACLE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다.
Q. 카스트로프가 한국 축구 대표팀에 뽑혔다. 최경록은 독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지 않았나. 카스트로프와 붙어본 적이 있을 것 같다.
맞다. 상대해 봤다. 독일에 있을 때 카스트로프와 몇 차례 붙어봤었다. 내가 카를스루어에 있을 때다. 카스트로프는 당시 FC 뉘른베르크 소속이었다.
Q. 어떤 선수로 기억하나.
카스트로프가 굉장히 어린 나이의 선수였을 때다. 그런데 다부졌다. 카스트로프가 풍부한 활동량으로 공·수를 오가면서 강하게 부딪혔던 기억이 난다.
Q. 독일 2부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독일 2부도 수준이 상당히 높지 않으냐.
정말 높다. 독일은 유럽 빅리그로 꼽힌다. 유럽 빅리그는 1, 2부 모두 아주 강하다. 독일 2부는 특히 조직적인 면을 아주 중요시한다. 한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팀으로 움직이는 축구다. 많은 선수가 풍부한 활동량을 보이며 공·수에서 쉴 새 없이 부딪히고 경쟁하는 리그다. 강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곳이다.
Q. 카스트로프와 붙었을 때 그 선수가 한국 혼혈이란 걸 알고 있었나.
카스트로프를 처음 봤을 때 ‘혼혈 선수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카스트로프와 맞대결을 마치고 그 선수에 관해서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 한국 혼혈이란 걸 알았다.
Q. 카스트로프와 따로 나눠본 얘기도 있나.
카스트로프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없다.
Q. 카스트로프는 아주 강하고 투쟁심이 넘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레전드’ 젠나로 가투소를 떠올리면 될까.
카스트로프와 부딪혀봤을 때를 떠올려 보면, 가투소와는 약간 다르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쉴 새 없이 누비는 건 비슷하다. 상대와 강하게 부딪히고, 투쟁심이 넘치는 것도 닮았다. 다만, 카스트로프가 가투소보다 조금 더 유연하지 않나 싶다. 좀 더 가볍게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비는 유형의 선수로 기억한다.
[서귀포=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