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 시선 뺏기 + 날카로운 패스 + 정확한 마무리…울산 울린 ‘전북의 한방’, 디테일 살린 포옛표 세트피스 [김영훈의 슈퍼스타K]

거스 포옛 감독이 공들인 세트피스 ‘한 방’이 울산HD와 현대가더비를 승리로 이끌었다.

축구에서 세트피스는 가장 효율적인 득점 루트다. 정확한 킥 능력을 갖춘 키커를 장착한 팀일수록 파괴력이 극대화된다. 과거에는 직접 골문을 노리는 키커가 주목받았다. 대표적으로 올랭피크 리옹에서 활약했던 브라질의 주니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 잉글랜드 스타 데이비드 베컴을 꼽을 수 있다.

세밀함을 더욱 요구하는 현대축구 전술에는 세트피스 담당 코치가 따로 존재할 만큼 다수의 팀이 공들이는 부분이다. 최근 유럽축구에서는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이 니콜라스 조버 코치를 영입한 후 세트피스 최강팀으로 우뚝 솟아올랐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선수단의 호흡이 중요하다. 아스널로 예를 들자면, 공중볼 경합에 가장 강한 선수(타겟맨)에게 집중적으로 크로스를 올린다. 이때 다른 선수들은 타겟맨을 위해 블로킹을 세우고, 공간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맡는다. 타겟맨은 직접 득점을 노리면서도, 헤더로 떨궈주는 패스를 통해 기회를 창출하기도 한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최근 K리그 팀들 또한 세트피스에 대한 중요성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스로인 상황부터 코너킥, 프리킥 등 약속된 움직임과 패턴 플레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승부처를 만들고자 한다. 반대로 상대의 세트피스를 막기 위해 수비 상황에서 수비의 수를 늘리거나, 수비 라인을 일부 조정하는 등의 노력 또한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K리그1 선두를 질주하는 전북이 완성도 높은 세트피스를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HD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였다. 가장 뜨거운 라이벌인 현대가더비에서 전북은 약속된 플레이로 결승골을 만들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간 전북은 코너킥 상황에서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지키는 울산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후반 8분 키커 김진규가 김태현과 패스를 짧게 주고받았다. 김진규는 페널티 박스 앞쪽으로 빠르게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기다리던 이영재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전반전 내내 울산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승부처는 세트피스 한 방이 됐다. 이날 거스 포옛 감독은 경고 누적으로 필드 위에 나설 수 없었다. 관중석에서 무전을 통해 경기를 지휘해야 했다. 해당 세트피스 또한 모두 준비된 것. 경기 후 정조국 코치는 “감독님이 항상 세트피스에 대해 고민한다. 굉장히 공들인 부분이다. 전부터 준비했던 건데 오늘은 선수들이 완벽하게 구사했다. 개인이 아닌 팀이 만든 좋은 골”이라고 극찬했다.

‘팀이 만든 골’이란 평가가 걸맞게 포옛표 세트피스의 디테일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김태현은 김진규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수비의 시선을 뺏었다. 이때 페널티 박스 안의 선수들은 공중볼 경합을 하기 위한 포지션이 아닌 울산 선수들이 이영재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블로킹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이영재는 편하게 슈팅할 수 있었다.

상대 시선을 뺏는 김태현과 김진규. 사진=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울산HD의 전진 수비를 막는 전북현대 선수들의 위치 선정 .사진=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이영재의 슈팅 장면. 사진=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심지어 전북의 해당 세트피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7월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 원정 경기에서도 같은 패턴의 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역할을 맡은 인물만 달랐다. 당시 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규가 강상윤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 박스 앞쪽으로 재빠르게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김태현이 슈팅을 이어갔다. 김태현의 슈팅이 골문 위로 지나치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포옛 감독은 라이벌과 맞대결에서 같은 패턴의 플레이를 또 한 번 꺼내며 상대의 허를 찌르는데 성공했다.

경기 후 골을 합작한 김진규와 이영재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해당 세트피스에 대해 설명했다. 김진규는 “포항 원정에서 시도했던 세트피스였는데, 당시 (김)태현이 슈팅을 이상하게 하더라”라고 웃어 보이며 “전반전 이후 오늘 맞춰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도했다. 코치님들이 후반전 첫 코너킥 때 시도해 보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슈팅하는 사람이 달라져서 그런가 완벽한 플레이가 됐다”라고 기뻐했다.

이영재는 “이번 시즌 (김)진규와 많이 합을 맞추지 못했다. 당행히 코너킥이 어느 방향에서 나오든 킥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쪽이든 한번 제대로 시도하자고 대화를 나눴다. 상대 수비가 붙지 않아서 슈팅을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울산=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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