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대륙’ 중국은 파비오 칸나바로를 외면했다. 그 결과는 역사상 첫 월드컵 꿈을 이룬 우즈베키스탄과의 동행이었다.
지난 3일, 유럽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칸나바로가 우즈베키스탄 감독 선임에 대해 구두 합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로마노는 “칸나바로와 우즈베키스탄은 계약 조건에 대해 합의했고 공식 문서는 24~48시간 내 검토 및 서명될 예정이다. 칸나바로는 우즈베키스탄의 감독 제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칸나바로는 최근까지 중국의 새 사령탑 후보로 언급됐다. 그는 과거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동했고 잠시였으나 국가대표 지휘봉도 잡아봤다.
물론 칸나바로 부임설에 중국 내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실패한 지도자로 평가받는 그가 중국을 월드컵으로 이끌기 힘들다고 바라본 것이다.
그러나 칸나바로 외 제대로 된 대안이 없었던 것도 중국의 현실이다. 그런 그들에게 칸나바로의 우즈베키스탄 부임 소식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베이징청년보’에 의하면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9월, 새 감독을 찾기 전 칸나바로 영입 가능성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칸나바로는 중국축구협회로부터 면접 제의조차 받지 못했다.
‘소후닷컴’은 “내부 소식통에 의하면 칸나바로는 과거 중국축구협회에 자신의 지도 철학을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어떤 곳에 가더라도 최소 4년의 계약 기간을 통해 감독직을 온전히 수행, 젊은 선수들을 적극 중용하고 전술 철학을 알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중국축구협회는 단계별 성과 평가를 우선했다. 이를 통해 이익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이는 과거 고액 외국인 감독을 선임, 재정적 피해가 컸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칸나바로가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는 건 그가 가진 지도 철학이 잘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은 그동안 ‘벤버지’ 파울루 벤투, 요아힘 뢰브 등에게 접근했으나 결정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은 칸나바로와 가장 가까워졌다.
‘소후닷컴’은 “우즈베키스탄이 칸나바로를 선택한 건 FIFA의 (잔니)인판티노 회장과의 개인적 인맥, 그리고 한때 세계 최고의 선수였다는 국제적 위상 때문일 것이다. 그와 협력하는 건 곧 국제 축구 브랜드를 얻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첫 월드컵을 앞두고 있고 칸나바로가 경기장 안과 밖에서 유리한 경쟁 환경을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여전히 새 사령탑을 찾지 못했고 그나마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칸나바로는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날 가능성이 크다. 분명 신중하다고 볼 수 있으나 결과만 보면 그들은 또 새 사령탑을 찾지 못한 것이다.
한편 칸나바로는 월드 클래스 수비수 출신으로 이탈리아를 2006 독일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마지막 발롱도르 수비수이기도 하다.
다만 지도자 커리어는 다소 초라하다. 칸나바로는 아시아, 유럽 등에서 활동했으나 선수 시절 명성에 비해 감독으로서 결과를 낸 적이 많지 않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