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기간은 짧았지만, 위력만큼은 확실했다. ‘건강할 경우 리그 최고의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증명해냈다. 구창모(NC 다이노스)의 이야기다.
구창모는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최다 2경기·4위에게 1승 부여) 1차전에 NC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71승 6패 67패를 기록, 5위에 오르며 이번 시리즈에 나서는 NC에게 내일은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에게 1승을 부여한 채 시작되는 까닭이다. NC가 3위 SSG랜더스(75승 4무 65패)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로 향하기 위해서는 4위 삼성(74승 2무 68패)을 연달아 두 번 무너뜨려야 한다. 비겨도 안 된다.
이처럼 중요한 상황에서 NC는 선발투수로 구창모를 예고했다. 2015년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NC의 부름을 받은 구창모는 명실상부 공룡군단의 토종 에이스다. 175경기(683.1이닝)에서 47승 37패 4홀드 평균자책점 3.66을 찍었다. 2020시즌에는 15경기(93.1이닝)에 나서 9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런 공을 인정 받아 2023시즌을 앞두고는 계약 기간 6+1년, 보장 연봉 88억 원, 인센티브 및 7년 차 계약 실행을 포함해 최대 132억 원의 다년 계약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창모는 데뷔 후 단 한 차례도 규정 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을 정도로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올해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1월 이호준 NC 감독에게 새해 인사와 함께 ‘저 오기 전까지 5위 유지하고 계시면 1위 만들어 드리겠다’고 호기롭게 약속했지만, 상무 소속이던 4월 2일 퓨처스(2군)리그 삼성전에서 타구에 왼 어깨를 강타당했다. 이로 인해 긴 휴식을 취해야 했고, 6월 17일 전역했으나, 마운드에 좀처럼 서지 못했다. 이후 투구 수 빌드업 작업에 매진했지만, 7월 4일 퓨처스 LG 트윈스전 이후 좌측 팔꿈치 뭉침 증상에 발목이 잡히며 다시 공을 내려놨다.
다행히 구창모는 7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을 통해 711일 만의 복귀전을 가졌다. 성적 또한 3이닝 4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괜찮았으며, 당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3km까지 측정됐다.
이후부터는 거칠 것 없었다.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매서운 구위 및 정교한 제구를 과시했다. 9월 18일 창원 삼성전에서 3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9월 24일 창원 LG전(4.1이닝 8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4실점)에서는 주춤했지만, 복귀 후 처음으로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백미는 ‘5위 결정전’이라 불렸던 9월 30일 수원 KT위즈전이었다. 불펜으로 나서 4이닝 1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NC의 9-4 승리를 견인했다. 그렇게 올해 성적은 4경기(14.1이닝) 출전에 1승 평균자책점 2.51로 남았다.
공교롭게 구창모가 돌아온 뒤 NC도 힘을 냈다. 당초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 보였지만, 구창모가 출전한 4경기에서 3승을 따냈고, 막판에는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짧지만 ‘건창모(건강한 구창모)’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셈.
그리고 이제 구창모는 NC의 가을 무대 첫 경기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삼성을 상대로 통산 8승 3패 평균자책점 2.43으로 강했던 구창모가 이날도 호투할 경우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2차전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과연 구창모는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엔구행을 실현할 수 있을까.
한편 삼성은 이에 맞서 아리엘 후라도를 예고했다. 2023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첫 선을 보인 뒤 올해부터 삼성에서 활약 중인 후라도는 통산 90경기(571.1이닝)에서 36승 24패 평균자책점 2.87을 적어낸 우완투수다. 올해 성적은 30경기(197.1이닝) 출전에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 NC전에도 네 차례(30이닝)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2.10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