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지겨울 수도”…이병헌의 얼굴 다 담은 ‘어쩔수가없다’ [MK★인터뷰]

배우 이병헌이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로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달 24일 개봉한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촬영하면서 영화를 빨리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야기의 내용은 알지만 박찬욱 감독님이 과연 찍어낸 걸 어떤 후반 작업을 거쳐 놀라움을 줄까가 궁금했다. 음악을 어떻게 쓰는지, 색깔을 어떻게 변주를 할지 등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굉장히 궁금하면서 빨리 보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이병헌에게도 ‘어쩔수가없다’ 개봉은 기분 좋은 설렘이자 기다림이었다. ‘어쩔수가없다’는 공식 개봉에 앞서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와 63회 뉴욕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며,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관객과 미리 만났다.

“영화제 출품 때문에 전 세계를 한바퀴 돌지 않았나. 되게 즐거운 기다림이긴 했다. 기대하고 그런 감정들이 대부분이긴 했는데 감회가 새롭긴 했다. 우리가 받았던 감정들을 관객들도 다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다섯 번을 봐도 여전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니까 되게 신기하다 싶었다. 특히나 마지막에 봤을 때는 아이맥스에서 봤는데 너무 미세하게 각각의 감정들이 다 보이니까 재미가 또 다르구나 싶었다.”

그동안의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왔던 이병헌은 ‘어쩔수가없다’를 통해서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극중 자신만의 전쟁을 시작하는 구직자 ‘만수’로 분한 그는 벼랑 끝에 몰린 인물의 절박함과 결정적인 순간에 드러나는 어설픈 행동 하나까지 세밀하게 표현하며 극의 리얼리티를 끌어올린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박찬욱 감독님과 평소에도 친하지만 존경하는 감독님이고 그런 감독님과 17년 전쯤에 슬쩍 꺼냈던 이야기를 나와 작업하게 됐다는 게 감회가 새로웠다. ‘어쩔수가없다’는 저의 대부분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지겨울 수도 있지 않을까.(웃음) 하지만 저의 연기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너무 좋아하실 거다.”

재취업을 위한 경쟁을 이어갈수록 극단적인 선택지에 직면하는 ‘만수’의 모습과, 그가 겪는 내적 갈등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속에서 이병헌이 펼치는 블랙코미디는 웃음과 긴장이 공존한다.

“이 안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나 특히 만수는 정말 처절하고 뭔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막막한 상황에 놓여있는 상황인데 그것을 헤쳐 나가기 위한 몸부림이 밖에서 봤을 때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는, 그에 대한 동정과 연민도 사라질 것 같은, 관객과 배우의 감정이 그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넘어지는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러운 상황이었다. 누군가 우스꽝스럽게 넘어졌는데 웃으면 안 되지 않나. 뒤돌아서서 웃음을 참아야 하는 상황, 그런 게 관객의 느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이병헌과 손예진의 부부 연기는 ‘어쩔수가없다’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극중 애착을 갖고 지켜온 집마저 끝내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남몰래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는 만수와 위기의 순간 더 강해지는 생활력을 보여주는 미리(손예진 분)와의 관계를 통해 예기치 못한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손예진과) 처음 연습했던 건 대사연습보다 춤 연습이었다. 촬영을 한 두 달 전인가, 만남을 갖고 영화사에서 지정해준 댄스 교습소에 춤을 연습했는데, 교습소에 갈 때마다 손예진이 있었다. 매일 다닌다고 하더라. 감정을 대사 주고 받는 씬을 찍을 때는 스무스하게 끌려갔다. 이미 여러 작품에서 만나봤던 사람처럼 되게 스무스하게 아무런 어색함 없이 잘 지나갔다. 그만큼 잘하니까 그런 것 같다. 알맞게 대응하고 그런 것들이 잘 맞는 것 같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또한 극중 만수와 미리가 ‘예쁘다’ ‘잘생겼다’라고 말하며 서로 다투는 장면에 대해서는 “제가 알기론 여러 번 각색을 했을텐데 맨 마지막에 이경미 감독이 추가한 대사인 것으로 안다. 그러면서 그때 또 표정이 여러 가지 버전이 있었다. ‘잘생겼잖아’에 대한 만수의 표정이 지금 들어간 게 얼어붙어서 말하는 장면인데 그전은 표정 변화가 있다. 하지만 지금께 제일 재밌는 것 같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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