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키플레이어는 구자욱인 것 같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구자욱을 향해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박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 이글스와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현재 삼성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정규리그에서 4위(74승 2무 68패)를 마크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각각 5위 NC 다이노스(71승 6무 67패), 3위 SSG랜더스(75승 4무 65패)를 제압했다. 이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2위 한화(83승 4무 57패)에 8-9로 무릎을 꿇었지만, 2차전을 7-3 승리로 가져왔다. 상대 에이스들인 코디 폰세(6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8탈삼진 6실점 5자책점), 라이언 와이스(4이닝 9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5실점)를 연달아 무너뜨리며 자신감도 올라온 상황이다.
‘사자굴’ 삼성 라이온즈 파크로 돌아온 이들은 이날 승리를 통해 1위 LG 트윈스(85승 3무 56패)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역대 플레이오프 1승 1패 상황에서 3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53.3%(8/15)에 달한다.
단 고민거리도 있다. 간판 타자 구자욱이 플레이오프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날리지 못하며 타율 0.000(7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 전 만난 박진만 감독은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오늘 키플레이어는 구자욱”이라고 반등을 기대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더불어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김태훈(좌익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Q. 4차전 선발투수는 원태인인가.
- 그렇다. 4차전은 원태인이다. 어제(20일) 나와서 불펜 피칭했다. 몸 아무 문제 없다. 내일 선발 나가는데 아무 지장 없다.
Q. 오늘 선발투수로 후라도가 나선다.
- 날짜상 아무 문제 없다. 시즌 때 본인 루틴대로 날짜 맞춰 나가는 것이다. 후라도도 아무 문제 없다. 6회까지 완벽히 던지면 자기 역할 충분히 하는 것이다.
Q. 상대 선발투수로 나서는 류현진이 2006, 2007 가을야구에서 감독님과 붙은 적이 있다. 기억하시는지.
- 영상으로 계속 나오더라. (우승했던) 2006년은 기억나는데 2007년은 우승을 못해서 그런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우승했던 (2006년) 류현진이 신인이었을 것이다. 상대했던 기억이 난다. 정규리그 때도 좋았지만, 포스트시즌 때도 완벽하게 선발로 자기 역할을 했다는 것이 대단한 것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구위가 좀 떨어지지 않았을까(웃음).
Q. 과거 류현진 상대할 때 어떤 마음이셨는지.
- 그때는 구위, 제구가 좋았다. 구종도 많았다. 삼진 안 먹기 위해 빠른 카운트에서 쳤다. 서클 체인지업이 패스트볼과 똑같이 날라와 카운트 불리해지면 어려웠다. 보이는대로 쳤다.
Q. 구자욱이 부진하고 있다.
- 구자욱은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오늘 키플레이어는 구자욱인 것 같다.
Q. 포수 강민호가 타구에 맞을 때마다 아찔하실 것 같은데.
- 정규리그 144경기 할 때보다 요새 더 많이 맞고 있는 것 같다. 꿋꿋하게 안방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대단하고 믿음직스럽다. 우리 젊은 투수들을 잘 리드해줘 가을야구 온 것이다. 강민호가 마스크 쓰고 있느냐, 아니냐는 큰 차이가 있다.
Q. 경기 상황에 따라 강민호에게 휴식 부여하실 생각도 있으신지.
-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점수 차이가 따라가기 어렵거나 그러면 체력관리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지금 빼면 안 되는 상황이다.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Q. 상대 선발 자원 문동주가 불펜으로 나설 것을 예상하고 계신지.
- 김경문 감독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제가 알 수 없다. 상황에 따라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나중에 인터뷰 하실 것이다. 불펜 문동주는 우리가 상대하기 어렵다. 지켜봐야 될 것 같다.
Q. 불펜 운용은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지.
- 정상적으로 한다. 선발투수는 오늘 등판시킬 생각이 없다.
Q, 미출전 선수는.
- 최원태와 원태인이다. 헤르손 가라비토도 세모(미출전 선수)나 다름없다.
Q. 현재 불펜에서 가장 강한 카드인 이호성, 배찬승의 기용 방법은.
- 지금 우리 불펜진에서 가장 강력한 투수 2명이다. 위기 때 제일 막아줄 수 있는 선수도 그 두 명이다. (배)찬승이나 (이)호성이가 위기 때 범타나 삼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제일 높다. (주자 없는) 깨끗한 이닝에 올라가면 제일 좋겠지만, 위기 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Q. 이호성이 정규리그 때보다 공이 좋아졌다.
- 포스트시즌 하면서 자기 볼에 자신이 생긴 것 같다. 자신감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다. 좋은 상황들을 만들 수 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다. 마운드에서 경험이나 위기 상황들을 넘기다 보니 자신이 생긴 것 같다.
Q. 상대 선발투수가 좌완인 류현진인데도 1~2차전과 타선이 동일하다.
- 우리 타선의 컨디션이나 흐름이 좋다. 좌완투수가 나왔지만 이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 판단했다. 1~2차전과 동일하게 라인업을 구성했다.
Q. 지난해 가을야구와 비교해 운용이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작년 포스트시즌 타선과 비슷하다. 투수 쪽만 조금 바뀌었다. 작년에는 선발투수 쪽 부상이 있어 거의 2명으로 운용했다. 지금은 (선발투수들이) 4일 로테이션 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 그게 작년과 다르다.
Q. 가을야구 들어 호투하고 있는 최원태에게 하신 말씀이 있으신지.
- 최원태가 잘 웃는 선수인 줄 몰랐는데 잘 웃더라. 시즌 때는 웃는 것을 못 봤다. 요새는 너무 잘 웃고 있다.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우리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든 것 같다.
[대구=이한주 MK스포츠 기자]